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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Nylonwings - Northern Sunrise 축제 - 예스24 절박한 삶의 리얼리티와 맑은 서정성이 절묘한 힘을 구축하고 있는 김해자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구체적인 체험들을 통해 진중한 삶의 자세와 눈부신 혜안으로 승화시켰으며, 어렵고 고통스러 www...

구겨진 생을 펴다 김해자 저마다 하루치의 수고를 닫아 건 캄캄한 골목길 아직도 우성세탁소 안은 환하다 열린 문 사이로 스팀다리미 뿌연 열기 줄지어 승천하고 세탁통은 둥글게 둥글게 돌아가는데 몸에 맞지 않는 옷 덮고 미싱은 구석에서 말없이 존다...

- 클림트의 그림 '키스'를 보다 ​ 꽃밭이다 찬란한 햇살과 따스한 바람이 빚어낸 바닥에서 꽃이 된 남자의 황금빛 가슴 속에 묻혀 시간을 잊은 여자의 몸에서도 황금 잎사귀가 돋고 찰나의 시간에도 덩굴은 자라는데 여자의 발끝이 벼랑 끝에 걸려 있다...

회전 식탁 / 김해자 아이들에게 지구의를 나눠 준 적 있지 지구라도 되는 듯 좋아하던 딸아이 탄성 때문에 진작 사 주지 돌리고 놀게, 원성이 오래 남아 지구의 함께 돌리다보면 하느님이 된 것 같았지 푸른 바닷물이 출러덩, 물고기들도 펄떡 튀어 나오는...

축제 김 해 자 물길 뚫고 전진하는 어린 정어리 떼를 보았는가 고만고만한 것들이 어떻게 말도 없이 서로 알아서 제각각 한자리를 잡아 어떤 놈은 머리가 되고 어떤 놈은 허리가 되고 꼬리도 되면서 한 몸 이루어 물길 헤쳐 나아가는 늠름한 정어리 떼를...

니들의 시간 [김해자] ​1 연해주 사는 우데게족은 사람 동물 귀신 구분하지 않고 모두 '니'라 부른다는군요 과거와 현재와 미래 안에 깃든 모든 영혼을 니로 섬긴대요 ​ 삵이 마을을 어슬렁거린다는 소문 밤 창문을 닫으려다 흠칫 놀랐어요 누군가 여태껏...

​ 당신의 말이 떨어질 때마다 나는 웃었다 ​ ​ ​ 김해자 ​ ​ ​ 참 곱다 고와, 봉고차 장수가 부려놓은 몸뻬와 꽃무늬 스웨터 가만히 쓰다듬어보는 말 ​ 먹어봐 괜찮아, 복지에서 갖다주었다는 두부 두모 꼬옥 쥐여주는 구부러진 열 손가락처럼 뉘엿뉘엿 노을 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