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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 생이 서러운가? 삶이 부끄러운가? 내 걸어 온 오솔길 아래 낙엽이 진다. 쓸지도 마라.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이리저리 나뒹굴다. 흙으로 돌아가리니 벌레 먹은 나뭇잎 그대와 사랑의 흔적 나의 시집에 첫눈이 올 때까지 꽂아 간직하면 안 되겠니? 인생...

바람에 더 이상 버틸 수 가 없나 보다 한잎 두잎 가엾게 떨어지더니 볼품없는 모습이 되고 말았네 너는 이제 목적지 없이 나뒹굴다 어느 골짜기 돌 틈 사이에서 생을 마감하겠지 추억 5 윤슬 이종숙 나를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며 즐겁게도 했다가 슬프게도...

동아일보 / 2020. 2. 7. 03:02 이미지 크게 보기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이 흩날리는 길 위의 먼지 같은 것./흩어져 바람 따라 나뒹굴다 보면 더 이상 본래의 모습은 아니라네./태어나는 순간 모두가 형제인 것을, 굳이 피붙이하고만 친해야 할까./즐거울...

드라마를 이루는 캐릭터의 종류다. 비닐봉지의 위치는 어디쯤일까? 주연? 조연? 아마도 단역이나 엑스트라쯤이겠지. 나뒹굴다 쌓이곤 하는 비닐봉지가 전시장에 나타났다. 톡톡 튀는 실이 봉지를 관통해 생동감 있는 문양과 질감을 만든다. 여기, 주연이...

박람회 김양희 예리한 바늘 끝은 졸음을 찔러대고 말캉한 손톱은 배고픔을 박아냈다 번번이 핏물 번지며 태어나던 청바지 이사하며 버려진 일기처럼 나뒹굴다 백화점 쇼윈도에 정렬한 재봉틀은 손톱 밑 까맣게 절은 미순일 기억할까 《시조미학》2024. 가을호

집에 등 하나 달아 주지 않는다 주인이 하루만 외박을 하고 돌아와도 개는 오줌을 지려 가며 반기는데 밤새 어느 연놈과 나뒹굴다 왔느냐 저들은 부부끼리 난투극을 벌인다 저기 쭈그렁 밥그릇을 봐라 자기네는 하루에도 몇 번씩 깔끔 떨면서 개 밥그릇은...

만다. 시간이 흐르면서 양파껍질 까기는 내 일상에서 제례의식이 되었다. 양파껍질로 환생한 내 아픔은 얄팍하고 고단하게 나뒹굴다 그토록 우습게만 보았던 세상 어미들의 눈물이었음을 확인하게 된다. 양파 껍질이 수북하게 쌓일수록 나는 정제되어 다시...

발목이 잠겼는가 암컷에 잡아먹히는 수컷의 사마귀처럼 환상통 오르가즘이 뇌를 집어삼킨다 쪼글해진 기억들이 토막토막 나뒹굴다 해거름 뒤안으로 물동이 내리붓듯 날마다 이름 하나씩 떠내려가고 있다 난파된 기억 찾아 한 울음 엎지르다 의문과 질문...

명증적이어서 이 가게는 만고에 군림할 줄 알았더니 어느날 짐을 쌌고 내장은 뜯겨 나가더군 여성 용품들이 오장육부까지 나뒹굴다 실려나간 공간은 이제 무슨 쓸모가 있을까 걱정 놓으라는듯 얼른 예쁜 동화나라가 들어서더니 펫 미용실 간판이 붙고 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