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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눈금/정선희- ​ ​ 한 번도 그곳에 닿지 못했다 낮에 자주 다니는 길인데 밤이면 미로가 되는 고갯마루 ​ 달밤에 그곳을 오르는 것으로 슬픔의 눈금을 재어본다 ​ 오늘은 다섯 발자국 내일은 열 발자국 ​ 어둠을 삼킨 짐승의 뱃속처럼 축축하고 미끈...

1.330여억원의 상속세를 자진신고 하여 많은 언론 매체로부터의 칭송을 받은바 있어.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의 눈금은 나만이 볼 수 있는 시각적 눈금이기보다는 심성으로부터의 눈을 감고도 볼 수 있는 깊이있는 눈금을 헤아려야 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손금도 그렇듯 눈금도 그렇다. 손금을 보면 그 사람의 살아온 인생관의 견적이 대부분 유추된다. 어느 손마디의 굳은살이나 손목 부분의 화상자국들. 손톱에 낀 때의 색깔듵… 그러다 보면 굽어 펴지지 않은 손가락을 애써 펴려는 수줍은 눈동자의 눈금...

굽어지며 이어진 길, 아슬한 생 같은 길 외길에 버켜서서 발 디딜 곳 내어주던 따뜻한 인정이 있어 세상은 흘러간다 달의 눈금 손영자 보이지는 않아도 달이 강을 밀어 올린다 서낙동강 둔치에서 강물을 만나보아라 힘 쓰는 기척도 없이 묵직이 역류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