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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 수산시장 경매장 앞을 지나갔다. 연회색 빛 건물은 재래시장의 옛모습과 달랐지만, 냄새만은 예전과 같았다. 비린내, 바다에서 난 것들이 육지로 올라온 시간이 길어질수록 강렬해지는 향. 물고기들의 그림자. 다른 어떤 감각보다 후각이 예민한...

받았다. 대강 돌아가는 형세는 이미 공기 속에 떠도는 그 무슨 납덩이 알갱이마냥 속속들이 피부로 느껴져왔다. 그리고 끝내는, 나는 아직 열아홉 살의 고등학교 학생일 뿐이었다. 내가 떠맡은 이들의 사상·정치교양사업보다는 김정현을 비롯한 남쪽의 내...

청수산의 바위틈 속에서 꼬박 하루를 숨어 기다렸으나 육초량 은 오지 않았다. 그를 추적해 갔던 괴한의 무리들만이 성난 이리 떼처럼 이리저리 날뛰며 몰려가고 또 몰려오곤 할 뿐이었다. 음습한 바위틈 속에 숨죽이고 숨어서 청향은 육초량에게 별 일 이...

이야기의 대강을 말하자면, 그는 자신이 앞장서서 일을 못해 왔고, 보잘것없는 삶을 살아 왔으며, 노는 것을 좋아했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민요를 조사하다 장시를 써야겠다고 생각했고, 민요에 빠졌으며, 시가 앞으로 나갈 길은 민요를 가지고 민족형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