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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손 ---전세창 어머니 떠나신 빈방에 이리저리 굴러 다니는 대나무로 만들어진 효자손 어머니께서 아끼시던 거라 죄스런 마음에 주워들어 벽에 가지런히 걸어놓았죠 자식에게 부탁해도 되는데 등이 가려우셔도 혼자 효자손으로 긁어셨던 어머니 가려움...

붉게 물들어가고 내 등도 땀기 말랐는지 부쩍 가렵다 건너뛴 샤워 탓인가 잦은 가려움기 마누라 손도 빌려 보지만 가려움의 번지수가 틀려 시원함보다 역성을 내기 일쑤다 가려운 등짝 피나도록 긁어 달라 일러도 대신 건네주는 대나무 효자손 속의 숨은 행복

내 님 내게 사랑 가득했던 손은 늘 내 곁에 함께 있던 효자손도 진품 효자손이었지 이제는 진품 모두 어디로 가고 내 곁 두리번거려 보아도 침대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누런 대나무 쪽 구부려놓은 짝퉁 효자손 뿐이네 그래도 고맙지, 2023,12,14, kang y,o

[대나무 효자손](시) - 교정본 - 황귀옥(옥구슬) 나이가 스물다섯 살 이 방 저 방 떠돌다 찾아온 엄마방 뒤늦게 새겨진 아들 이름 석 자 엄마 마냥 좋아 늘상 손에 잡고 놀다가 가려울 때 등 긁어 주면 아들 손길인가 사르르 잠드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