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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신과 검정 고무신이 한 켤레씩 댓돌위에 놓여있다. 소화기도 하나 옆에 있고 낮은 담 너머로는 소나무 한그루가 조심스럽게 용오름하듯 서 있다. 마치 대학 입시생이 있는 집같이 적막하다. 대문 앞의 물독으로 놓여있는 호스도 정진을 방해할까봐...

있다 댓돌 위에 검정 고무신 있다 마루 한쪽 맷돌 확독 있다 뒤뜰 크고 작은 독 있다 외양간 코뚜레한 소 있다 사랑채 흙벽 종다래끼 뒤웅박 키 호돌이 삼태기 있다 뒷간 똥장군 똥바가지 있다 정짓간 쇠솥 있다 조왕신 절구통 절굿공이 있다 헛간 벽...

은행털이/검정고무신/아버지 … 165 추창호 서커스를 보다가(2)/우화(寓話)(2)/우화(寓話)(5) … 168 한휘준 공작새(孔雀鳥)/송도 째즈바 앞에서 /을숙도에는 새가 없다 … 171 황말남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생태공원조성 /애정결핍 … 175 현 임...

물건일 검정고무신 한 켤레가 댓돌 위에 얌전히 대기중이었고, 순한 개 한 마리가 제법 의미있어 보이는 눈길로 오가는 사람들을 자세히 감상하고 있었다. 어느덧 밀물이 들어와 절 아래의 온 천지가 꽉찬 바닷물로 출렁거렸다. 저 바다에 달빛이 떨어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