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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확 / 이정자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한라산의 눈부신 잔설을 바라보며 사라봉 둘레길에 나섰다. 별도봉 가는 길 초입에 졸졸 흐르는 도랑 물소리가 겨울을 털어낸다. 주변을 둘러보니 파릇한 미나리가 싱그러운 얼굴로 한들거린다. 어느새 만물은 봄...

붉은 온기 다 빼앗기고 넌 거기 누워 있네 눈길도 얼룩덜룩 억구저라 억구저라 사람들 빤히 보는 돌확 너 거기 뭉그러지네 봄이 가네 덧없이 가네 피 토하고 지고 만 흰 울음 머언 바다 파도 속 멀미 짙고 왔다 간 발자국 지워지고 하늘길만 희디희네...

삭제 연재글은 시간이 경과되어 삭제했습니다. (2024.8 - 2025.2) 글을 읽으시려면, 역시 다음 까페 '화가의 소설' (회원 가입)에 가셔서, 거기 '최종본'을 읽으시기 바랍니다. 2025. 2

돌확 모퉁이에 앵초꽃이 폈다. 앵초는 오펜바흐의 '자클린의 눈물' 같은 꽃이다. 이 곡은 애잔한 첼로의 중저음이 슬프도록 아름답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선율이 고음으로 차오르면 슬픔의 격정이 절정에 닿는다. 나에게 '자클린의 눈물'은 그리움이다...

돌확 유강희 자식 일곱을 뽑아낸 이제는 폐문이 되어버린 우리 어머니의 늙은 자궁 같은 오래된 돌확이 마당에 있네 귀퉁이가 떨어져나가고 이끼가 낀 돌확은 주름 같은 그늘을 또아리처럼 감고 있네 황학동 시장이나 고풍한 집 정원에는 제법 어울릴지도...

서운암 돌확 어리연꽃 정현숙 발 담가 사는 곳이 흙과 늪 아니라도 삼백예순다섯 날 미륵 향해 다가선 너 먼 우주 별꽃 다발도 등불처럼 흔들린다 눈곱 뗀 텃새에게 물 한 모금 보시하고 장경각 문틈으로 새는 경經 들으면서 누군가 흘린 덕담도 맷방석에...

오늘 이야기 할머니께서 읽어 주신 동화는 <돌확 이야기>를 읽어 주셨어요. 이 동화는 이름도 생소한 돌확에 관한 이야기랍니다. 돌확은 옛날 사람들이 곡식이나 양념을 넣고 돌로 문질러가며 으깰때 사용한 도구랍니다. 맷돌이랑은 쓰임이 비슷하지만...

밥을얻으러다니다가 자기만 먹고 빈손으로 돌아가려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주저 앉은 그때 눈에 확 들어온 낡은 돌확! 옷에 붙은 밥 한 알을 돌확에 넣자 밥이 가득 차는 것을 보고 집으로 가져간 덕분에 배부르게 먹을수 있었고, 그후에 둘째아들이 장가...

돌확은 오늘날의 믹서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어머니가 며칠째 앓아눕자 배고픔에 지친 어머님과 동생을 위해 큰아들은 산넘어 지인분께 먹을것을 얻으러가지요 그 집도 가난 하기는 마찬가지여서 밥 한 그릇은 먹여주지만 싸주지는 못했지요 빈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