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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만남으로 하얀 여백을 곱게 적시는 다붓하게 마주해도 부족한 눈빛 갈증으로 짊어지고 가는 여정 와류에 밀려 떠밀리다 파도를 타고가는 모자란 사랑 노닥거리다 가슴에 그려 놓은 벌겋게 타오르는 구름빛 마냥 을러가다가 산산이 흩어져 가는...

아귀를 깁는 가로등의 허리가 몰라보게 굽었다 목덜미가 푸르던 너와 내가 굽은 가로등 아래 공손해지는 날이다 종일 떠밀리다 왔으나 내일은 다른 노래를 불러야지 마른침을 삼키며 귀가한 밤에는 베갯머리 불면증의 층위가 무겁다 덧니의 통증은 바람 탓...

이 한 몸 작은 촛불로는 내 황량한 동토의 한 조각도 데울 수 없었다 문득 올려다본 밤하늘에 별 하나가 반짝였다 이리저리 떠밀리다 흔들리다 절명의 끝에서 등댓불처럼 내게 손짓하던 별 하나, 작고 흐리지만 목숨처럼 간절하던 그 불빛 너를 만나고 나...

듯 나 이전의 내가 다녀간다 둥근 데서 와서 둥근 데로 가는 길이니 나 이후의 나는 별이나 비로 만날 수 있겠다 한 시절 떠밀리다 묻힐 형세지만 바람 세찰수록 살아나는 풍경 해와 달이 그린 산수화를 알처럼 품었으니 네게는 날갯짓 한 번이면 닿겠다...

아낙의 마음 헤집는다 정석대로 걸어보려 애써본다 무상무념 생각도 죽이고 염려도 버리고 세상 걱정도 훨훨…. 파도처럼 떠밀리다 포말로 부서져 깊은 바닷속에 영원히 수장된다 해도 아까울 것 없는 비우고 싶었던 헛된 기억 하나 무상의 사이를 헤집고...

서해안쪽으로 출항했으나 기관실에 구멍이 뚫려 기관고장을 일으키면서 사고 당일 태풍을 만나 소리도 근해까지 파도에 떠밀리다 불이 나면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됐다. ​ 시프린스호는 좌초 1백25일만인 11월26일 선박구난전문회사에 의해 좌초지점에서...

하오나 못 담아도 아직은, 아직은 내 추억 이골나도 진물과 핏물이 붙어 못 견디게 펄럭여도 한 발로 왔다 갔다 간 보듯 떠밀리다 또 그리 흔들리며 별의별 생짜 쓰다 툭 끊긴 문장 사이를 한 사나흘 건들댄다 《바늘의 필적》2024. 90년대 시조동인 반전 3집

장대비로 쏟아진다 사립문 비좁도록 쫓겨 가는 낙숫물 미어터진 골목길에 엉머구리 쓸려간다 지켜온 마음의 축대 한순간에 무너지고 헝클어진 바람의 눈 회청색으로 걷히어도 떠밀리다 잠겨 버린 물달개비 멍든 입술 간간이 뜨는 무지개 여우볕은 알고 있다

목적 삼고, 주인으로 여기며 나를 부인하는 삶을 이어가야 한다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심지가 굳지 못해 세파에 이리저리 떠밀리다보면, 성령께서 주신 깨달음은 어느샌가 사라지고, 이 땅에서의 성공과 부귀영화를 목적 삼아 이 곳에서의 삶이 전부인 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