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넓은 집은 약간 허우룩해 보이나 여유가 느껴진다. 여유란 품는 것이며 받아들이는 것이다. 동(東)으로 햇살이 들어왔다 서(西)로 지나가도 막힘이 없었던 넉넉한 마당은 배려와 소통의 공간이었다. 동서남북이 아니라 다가서고 곁에 선 모든 것들을...

호박 몇 덩이씩은 굴러다니고 국수 삶는 냄새가 온 마을에 진동한다. 짜고 매운 인생살이가 함께 어우러지던 마당은 차츰 먼 기억의 공간속으로 유폐되어 가는 듯하다. 오동나무 저녁연기 피어오르던 옛집도, 깻단을 털던 타작마당도 이젠 사라졌다. 아이...

모습은 마당 어디에 스몄을까. 빛바랜 잠바를 헐렁하게 걸치고 술김에 큰소리를 치던 아버지를 친구는 오랫동안 그리워했다. 집의 생애인들 사람들의 삶과 다르겠는가. 탄생과 소멸, 번영과 쇠락이 서로 닮았다. 친구는 오빠의 형편이 어려우니 어쩔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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