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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볕은 노인의 십팔변이다 음정은 새털구름이고 박자는 떨어지는 은행잎, 아무나 풍월로 읊어도 징양조 장단* 지붕엔 말표고무신 한 짝이 노을로 배꼽만 덮고 누워 있다 갈기털 다 빠진 목덜미에 솟대 그림자를 괴고 잠든 말굽은 아직도 따스한 발걸음을...

겨울 방한화. 말표 타이어표 털고무신의 화려한 변신입니다. 발목과 발등 언저리까지 뭉글하고 두툼한 털은 추운날 신는 신발의 기능으로는 더 말할것이 없습니다. 여기다 여름꽃 수국을 듬뿍그려놓으니 걸음 옮길 때 마다 겨울에도 향긋한꽃내음이 코끝을...

표나 말표 검정 고무신이다 보니 너댓달 신고나면 밑바닥이 닳아져 얇고 지문이 없어지는데 가끔 봇도랑 바닥에 깨어진 농약병이나 사이다병 조각에 찔려도 웬만하면 참다가 피가 계속 나오면 청계당 약방에 가서 소독을 하고 반창고를 붙이거나 더 심하면...

고무신, 말표 고무신, 기차표 고무신 등 쟁쟁한 브랜드들이 즐비하던 중에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서게 된다. 이는 왕자표 고무신이 품질의 대명사로 소문이 났기 때문인데 부실한 품질의 경쟁 상품과 달리 왕자표는 손꼽히는 품질을 자랑했다고 한다.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