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2019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시부문 당선작/ 권기선-사과를 따는 일 外 4편 사과를 따는 일 / 권기선 나는 아버지 땅이 내 것이 되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런 마음을 먹은 뒤부터 아버지 땅에 개가 한 마리 산다 깨진 조각 같은 송곳니는 바람을 들쑤신다...

쉿! 나만 아는 비밀이야 할머니! 하면서 세희는 눈을 떴다. 꿈이었다. 이따금 새벽처럼 찾아오는 북한에서의 마지막 밤. 세희는 서랍에 넣어둔 가락지를 주섬주섬 꺼냈다. 가락지를 끼면 할머니와 함께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동시에 그것은 어둠 속에서...

2020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_ 최선 「남쪽의 집수리」 남쪽의 집수리 / 최 선 (본명 최란주) 전화로 통화하는 내내 꽃 핀 산수유 가지가 지지직거렸다. 그때 산수유나무에는 기간을 나가는 세입자가 있다. 얼어있던 날씨의 아랫목을 찾아다니는 삼월...

고르는 일은 칼날을 세우는 일 울분 한 붓 슬픔 한 붓 거칠게 찍어 눌러 죽어도 들키기 싫은 고독을 덧칠한다 [2025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 소감] 김정애 가을해는 노루꼬리보다 짧다고 부지깽이 손이라도 빌릴 만큼 분주하게 가을걷이하시던 부모님...

[2025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부문 당선작] 김정애 자화상의 오후 빈칸 생의 여백이 귓불을 뜯게 했나 느닷없는 살 조각을 붕대로 친친 메고 회색빛 푸른 눈동자 거울 앞에 앉았다 아직 남은 소음에 대해 눈빛이 묻고 있다 오후 내 낯선 색채를 캔버스에...

2025 신춘문예 전라매일신문 시 당선작 흙의 상소문 ​배은율 ​ ​ 말 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하고 싶을 때 흙은 붓을 들어 상소문을 올린다 얼마 전 흙속에 이름 모를 시체가 암매장 당한 적이 있다 이럴 때 흙은 운다, 울음이 붓을 키운다 흙이 밀어올린 나무나...

[2025 매일신문 신춘문예 동시부문 당선작] 최고요 아브라카다브라 오늘 밤에도 엄마는 자꾸 베개 밑에 달을 숨겨 난 지금 눈을 감고 있어 그래서 더 잘 보여 엄마가 지금 얼마나 무서운지 알아 새까만 밤이 방안으로 몰려왔기 때문만은 아니야 지금 엄마...

[2025 신춘문예] 2025 매일신춘문예 동시 부문 심사평 - 매일신문 [2025 신춘문예] 2025 매일신춘문예 동시 부문 심사평 권영세 시인... www.imaeil.com

2025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작 ​ 폭설 밴드​ 노은​ ​ ​팝콘은 함성이라서 우리는 스네어 드럼을 밟는다 산과 하늘의 경계가 흐려지는 시간이 오면 저 멀리서 늑대의 우두머리가 하울링하는 소리가 들렸다 교실 안 아이들의 핸드폰에 폭설 경보음이 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