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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이한 것은 발목을 덮는 낙엽과 푸른 이끼 낀 빗장 질린 山門이다. 아웅다웅 토닥대며 살아온 삶이 굳게 닫힌 山門 앞에서 무연하다. 朴齊家는 〈妙香山小記〉를 이렇게 맺는다. 무릇 유람이란 흥취를 위주로 하나니, 노님에 날을 헤이지 않고 아름다운...

주변의 고풍스러운 건축 장식들 푸짐한 까렐 다리와는 달리, 허허로운 강 위에 홀로 반공(半空)에 걸린 긴 다리이다. 그냥 무연하다. 아니 그것이 더 좋기도 하다. 강은 산 그림자로 고적하고 물 사이로 간간 모래 벌이 인공을 밀어내고 있다. 나는 유럽의...

서석대와 입석대, 그 곁에 언제 서보았는가 내 몸이 청명하던 날에 수시로 걷던 바람재, 마음이 쩌억쩌억 갈라대던 날, 무연하다 주위가 온통 허적였을 때, 토끼등의 약수마시러 가던 날, 웅웅대는 소리로 아무것도 들을 수 없을 때도 나는 그 언저리를...

아침 나무 밑동에 예쁜 버섯들이 죽은 나무의 소원을 풀어주고 있었다 -꽃/정다인- 생을 떠벌리는 건 입김을 삼키는 것처럼 무연하다. 고개를 들 때마다 이방의 혈서를 들고 너는 쏟아진다. 헝클어진 호흡이 나를 길고 짧은 띄어쓰기로 나눌 때 너는...

삶 *시조 1* 글/청담 강신철 외로운 섬 한시인 그대와 사귐하니 짝지어 한마음은 동산에 나무 되어 이제는 백발노인아 헛기침만 울리네 *시조 2* 사귄 정 물과 같아 쉼 하기 역겨하니 묻노라 천릿길아 빈산은 슬픔만이 자취를 감추는구나 무연하다 삶이여

취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듯 행동하는군. 척숭은 상대를 다시 마주보며 섰다. 그의 눈은 언제 공격했냐는 듯 여전히 무연하다. 갑자기 척숭의 왼쪽 가슴과 오른쪽 허벅지가 뜨끔하더니 엷은 통증이 지르르 전신을 훑었다. 오, 내가 당했어. 가슴 속...

더 편협하다. 하늘거리는 대나무 숲을 지나 먹구름 흔들리는 푸른 하늘을 젖노라면 그림자도 엷어진다 그 그늘아래 또 다른 지기가 무연하다 하얗게 빛나는 사랑의 영산홍 천고마비의 계절에 호연히 깊어만 가는 달콤한 가을 밤하늘 음미하며 푹 빠지고 싶다

본 겉모양으로. .먼촌-촌수가 먼 일가. .무시근하다-성미가 흐리터분하다. .무양무양하다-너무 고지식하여 융통성이 없다. .무연하다-아득하고 너르다. .무작하다-우악스럽고 무지막지하다. .무존장(無尊丈)-어른에 대한 버릇이 없음. .무죽다-야무진 맛이...

마을을 돌았다. 교문으로 향하며 비록 한 바퀴지만 기록마저도 포기할 수 없어 한 줌 남은 에너지를 뽑아냈다. 47분 12초! 나쁘지 않은 기록이지만 처참했다. 내 뒤에서 바람에 날리는 플래카드처럼 47분 12초가 소리내며 웃었다. 하늘을 쳐다봤다. 무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