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묵정밭에서 오영미 어송리 입구를 돌아 매실밭 어귀에 다다랐을 때 메타세쿼이아 오솔길이 눈에 띄었고 향긋한 솔냄새가 휘휘 돌아 나를 반겼다 겨우내 고라니들의 산란장소로 아지트화 되었는지 늘어진 초목이 아담한 지붕인 듯 볼록 솟은 모습이...

묵정밭 산소를 다녀오다 큰골 밭둑에 앉았습니다 육십 년대 식구들 허기를 채워주던 하느님 같은 고구마가 잘 자라던 밭 아버지 삽날에 피를 철철 흘리며 하반신을 내어주었던 산의 분신입니다 아버지 돌아가시고 어언 십오 년 밭에는 설빔 차려입고 선물...

우리는 지금 불화와 혐오가 엉겅퀴처럼 돋아난 묵정밭 앞에, 인정이 메말라버린 사막 앞에 서있습니다. 이웃들의 마음은 거칠어졌고, 저마다 지쳐 여백이 없습니다. 그 가운데로 우리를 부르십니다. 지친 이들을 위로하고 서로 신뢰하며 살아가도록 도우라...

묵정밭 천숙녀 옹벽擁壁도 금이 갔고 집은 반쯤 기울어져 내부수리에 들어간 녹아 난 가슴이다 아픈곳 제대로 짚어도 거푸집 차양 치고 어둠의 덫을 열어 몇 점 얼룩만 남겨지길 새 터에 집 짓는 일, 화전민 터 찾아 나선 뒤꿈치 발 시리다고 앙탈부리는...

묵정밭 아내가 꽃밭에서 마지막으로 울었다 더 이상 꽃 피지 않는 석녀가 되어 몸을 묵히고 식은 사랑도 묵혔다 꽃잎에 맺힌 눈물이 고백같이 떨었다 잡초 덤불로 덮여가는 아내의 어깨도 떨었다

분주령의 묵정밭 임종삼 대덕산 분주령의 묵정밭에 다북쑥이 쑥쑥 자란다 카이젤 수염을 닮은 까치수영이 자라고 꼬마전구를 닮은 물레나물이 자라고 불가사리를 닮은 하늘나리가 자라고 범종을 닮은 초롱꽃 표범무늬나비가 좋아하는 꿀풀 산골아이가...

해마다 장마철이 오면 텃밭은 묵정밭처럼 된다. 쌈채소의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할 때 두세해 동안 상추를 새로 심었지만 실패했다. 옆 집은 어떻게 하는 지 살펴보니 햇볕을 가리는 터널을 만들어 재배하고 있었다. 하지만 튼튼해 보이지 않는다. 고온...

묵정밭 봄 들녘 / 이도화 괜찮다 걱정 마라 오래 살까 무섭다던 병상 위 내 아버지 빈말인가 여겼더니 남긴 건 낡은 라디오 굽 다 닳은 구두짝 먼저 간 막내아들 살아생전 드린 용돈 끝끝내 품고 가셔 명치끝은 더 아린데 북망산 저승 가는 길 요긴할 터...

[북랜드문장TV] 문장시인선018 (김상락 제2시집) 『묵정밭』 > NEW BOOK YOUTUBE | 북랜드 (bookland.co.kr) 북랜드 큰사람은 책을 읽고 미래를 이야기 합니다. bookland.co.kr “묵정밭엔/ 잡초가/ 잘 우거진다// 잡초도/ 사랑으로 가꾸면/ 꽃이 피고/ 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