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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외가 쓰다 / 문순자 2024.10.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물외가 쓰다 문순자 식물은 누가 뭐래도 햇살을 따라간다 감귤밭 한 귀퉁이 물외 수박 애호박 허접한 감귤밭짓거리 천지사방 덩굴손들 이름에 물 수水 자 들면 보나마나 물푸대다 낮이면 섭씨 34도 열섬 같은 땡볕 아래 서너 번 물조리질론 감당할 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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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장마 / 문순자 2024.10.1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2월 장마 문순자 ᄒᆞᆫᄃᆞᆯ 내내 비비비 니치름 질질ᄒᆞ멍* 곤ᄊᆞᆯ 나젠 헴신다** 비 청하는 손자 녀석 아무리 그렇기로서니 고작 이틀 햇살 몇 줌 * ‘한 달 내내 비비비 침을 질질 흘리며’의 제주어 ** ‘유치(곤쌀) 나려 하는지’ 제주어 《나래시조》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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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쇄 / 문순자 2024.08.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파쇄 문순자 전정 끝난 감귤밭에 위풍당당 점령군처럼 귀먹먹 파쇄기 소리 봄날을 관통한다 타타탓 타타탓탓탓 네 탓이다 지목하듯 - 90년대 시조동인 반전 3집 《바람의 필적》 2024. 다인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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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흘곶자왈 / 문순자 2024.07.2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선흘곶자왈 / 문순자 낮에는 새들 천지 밤에는 풀벌레 천지 지향성 마이크로 저들의 소릴 채록한다 4·3 그 파일을 열듯 새가슴 쓸어내린다 필터 없이 앞 사람과 3미터 거리를 두면 가끔은 딱다구리 쯧쯧쯧 혀 차는 소리 몇 년쯤 지나고 나면 이마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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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의 힘 / 문순자 2024.06.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장갑의 힘 문순자 면장갑 그 위에다 고무장갑 겹쳐 낀다 웬만한 농약쯤은 갑옷으로 막아내는 감귤원 애물단지들 깍지벌레 명주달팽이 저농약 고집하며 쳇바퀴 도는 봄날 무릎베개 어머니 머릿니 눌러 잡듯 더 이상 캐묻지 마세요 영업비밀입니다 - 《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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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순자, 박달나무 꽃 피다 2024.04.1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박달나무 꽃 피다 문순자 박달나무 박달나무 긴 주걱 따라가면 밥 달라 밥 달라는 예닐곱 살 구엄 바다 무쇠솥 처얼썩 철썩 휘젓는 어머니의 노 제천장 좌판에서 그 주걱 또 만났네 한 세월 거슬러 온 박달제 고갯마루 아버지 낮술에 묻어 희망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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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 심사위원 문순자, 하순희<글>, (2024. 봄호) 2024.03.1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가일층의 천착을! 심사위원 하순희(글), 문순자 본심에 넘어온 세 사람의 작품을 세심히 살핀 결과 두 심사위원은 세 사람 모두 불안하지만, 안정윤의 시조 「골동상점의 하루」, 「아버지의 숨소리」, 「빛의 예감」을 당선작으로 합의했다. 안정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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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순자 시인의 <감귤꽃 필 무렵> 외 2023.12.0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감귤꽃 필 무렵 문순자 언제쯤 몸 풀었는지 올망졸망 대여섯 마리 목줄 없는 개 떼 같은 새소리 바람소리 때로는 순하다가도 어느 순간 으르렁댄다 어디를 떠돌다가 우리 발까지 흘러왔나 유치원 현장합습하듯 킁킁 코를 들이대다 감귤꽃 향기에 취해 벌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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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슬 거울 / 문순자 2023.11.2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구슬 거울 - 장 미셀 오토니엘 문순자 구球는 어디서든 날 비추는 거울이었네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 전시장 한가운데 구슬 속 나를 찍다가 나를 찍는 구슬을 보네 수많은 거울 속에 대책 없이 갇혀버린 사방에서 나를 보는 내 모습이 민망해서 그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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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잇! / 문순자 2023.08.2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쉬잇! 문순자 쉬잇! 과수원에 도둑이 들었나봐 수왁수왁 수왁수왁 수었다가 다시 수왁 가을밤 정적을 깨는 담배나방 귤 먹는 소리 90년대 시조동인 반전 2집 『징후를 읽는 방식』(2023. 7. 다인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