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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검을 읽다 민병도 박물관 별채서 만난 신라의 칼 한 자루 부끄러움 삭히는데 천년도 모자라서 발가진 시간을 베고 면목 없이 누웠다 광기의 살육마저 고스란히 뒤집어 쓴 하나의 도구였을, 억울한 흉기였을, 턱없는 속죄의 뼈도 녹이 슬어 벌겋다 이...

100°C 민병도 우리가 가는 길이 숨바랍고 버거워도 너와 나 마음 게워 뜨겁게 일어나면 달든 강 깨꽃 핀 마을 너울너울 가겠네 우리가 꿈을 잃어 제자리를 맴돌아도 데우고 또 데우며 뜨겁게 껴안아서 파르르 끓어오르면 구름 문하門下 들겠네 끓어야...

시간의 뒤태 민병도 시간의 안면을 내 아직 본 적이 없다 바람 읽어 꽃 피우고 그 꽃가지 거둬가도 허탕 친 빈 그물처럼 뒤태만이 휑하다 언제나 속수무책, 째깍째깍 다그칠 뿐 아무데나 있으면서 아무데도 없고 고장 난 시계를 뜯어도 지문 하나 거기...

오직 한 사람 민 병 도 세상의 모든 꽃이 내 것일 필요는 없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다 내 편일 필요도 없다 눈 감고 서로를 보는 너 하나도 너무 많다

입춘 민병도 볼 야윈 새 한 마리 앉았다 간 빈 가지 끝 참아온 미소처럼 매화꽃이 터진다 도대체 어떤 경전을 읽어주고 간 걸까

호랑이 박제 민병도 동물도감 찢고 나온 호랑이를 만났다 발톱을 드러낸 채 두 발로 일어섰지만 아무도 납작 엎드려 벌벌 떨지 않는다 게걸스런 입맛 뒤에 피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몇 마리의 토끼, 사슴 잔인하게 도륙했는지 이 땅의 산신령에게 차마 묻지...

삶이란 / 민병도 풀꽃에게 삶을 물었다 흔들리는 일이라 했다 물에게 삶을 물었다 흐르는 일이라 했다 산에게 삶을 물었다 견디는 일이라 했다

한때 꽃 민병도 네가 시드는건 네 잘못이 아니다. 아파하지 말아라. 시드니까 꽃이다. 누군들 살아 한때 꽃, 아닌 적 있던 있던가 ❤😍😎🌹🎉🤷‍♀️❤

민병도시조시인의 ＜삶이란＞ - 임주섭 작곡 발표회작성자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