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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모음 ㅡ 사물(事物)의 꿈 1 - 나무의 꿈 그 잎 위에 흘러내리는 햇빛과 입맞추며 나무는 그의 힘을 꿈꾸고 그 위에 내리는 비와 뺨 비비며 나무는 소리 내어 그의 피를 꿈꾸고 가지에 부는 바람의 푸른 힘으로 나무는 자기의 생(生)이 흔들리는 소리를...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짧은 가을 시 초가을 / 남정림 지구의 손가락이 궁서체로 공중에 '가을' 한...펴고 일어나지 풋풋한 가을이 자박자박 걸어오지 하늘 / 박두진 하늘이 내게로 온다 여릿여릿 머얼리서 온다 하늘은...

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 『무인도를 위하여』, 『개마고원에서 온 친구에게』, 『누구인지 몰라도 그대를 사랑한다』, 『바이칼 키스』 등 4권의 시집 * 산문집으로는 『나무 위의 동네』 등 * 수상 : 백석문학상, 박두진문학상 등 * 현재 국민대 명예교수...

하소서 ​ 빛 고운 단풍을 향하여 서서히 다가서는 나뭇잎같이 나의 生도 조금조금 안으로 익어가게 하소서 ​ ​ 7월의 편지..박두진 ​ 7월의 태양에서는 사자새끼 냄새가 난다 7월의 태양에서는 장미꽃 냄새가 난다 ​ 그 태양을 쟁반만큼씩 목에다 따다가 걸고...

관한 시모음 39) 봄 사월 /윤재철 비구니 있던 암자에 비구승이 주지로 와 앞마당 화단가 노란 붓꽃 난만하게 피었어도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앞산에 뻐꾸기 울고 해는 길어 저물 줄 모르는데 비구승은 절 놔두고 뒷산에 토굴 짓는다고 하루종일 보이지...

박두진 시 모음 《1》가을 당신에게 박두진 내가 당신으로부터 달아나는 속도와 거리는, 당신이 내게로 오시는 거리와 속도에 미치지 못합니다. 내 손에 묻어 있는 이 시대의 붉은 피를 씻을 수 있는 푸른 강물, 그 강물까지 가는 길목 낙엽 위에 앉아...

관한 시모음 ] ※ 아침을 기리는 노래 / 문태준 시간은 꼭 같은 개수의 과일을 나누어 주시네 햇볕, 입술 같은 꽃, 바람 같은 새, 밥, 풀잎 같은 잠을 나는 매일 아침 샘에 가 한통의 물을 길어 오네 풀의 평화와 물의 음악과 물의 미소와 물의 맑음을 내...

관한 시모음10) 어머니 /김순태 축 처져 한없이 작아진 모습 힘껏 안아 올려 포옹하니 따뜻하게 전해오는 온기가 온통 사랑으로 머무릅니다 손을 비비고 얼굴을 만지니 얼굴엔 함박웃음 즐겁기만 하여 이대로라도 머물러 달라고 아기같이 웃으며 애원...

고운 상좌아이도 잠이 들었다. 부처님은 말이 없이 웃으시는데 서역(西域) 만리(萬里)길 눈부신 노을 아래 모란이 진다. 11 박두진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해야 솟아라 말갛게 씻은 얼굴고운 해야 솟아라 산 넘어 산넘어서 밤새도록 어둠을 먹고 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