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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아 릴케의 산문소설 '말테의 수기'의 일절을 찾아서 읽어보기도 하는 것이다. (내가 이 글을 쓰는 곳도 기실은 이 병원 로비 의자 위이다.) 9월 11일 툴리에 거리. 그러니까 사람들은 살기 위해 이 도시로 온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오히려 사람들이...

산다는 보호자를 기다리고 있는데... (보험회사에서는 굳이 상대방 쪽을 만나지 않아도 된다고 귀가하시라고 하는데) 병원 로비의 의자에 앉아 있는데 사람들이 드나들 때마다 열리는 문으로 찬 바람이 쌩쌩~ 저녁 식사도 못하고 한참을 기다렸다가 만난...

남짓 로비 양켠에 줄지어 서 있어 병원을 찾는 이들에게 구경거리를 제공하네요. 요란한 캐롤송이 아닌 조용한 그레고리안 성가가 흐르고, 비록 병원이지만 환자나 보호자나 평화로운 표정을 짓게 하고 구수한 커피향이 코를 벌름거리게 만들고 발걸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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