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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간 약속처럼 방향은 틀리지만 오늘은 날이 좋아 연둣빛 청보리밭을 성큼성큼 걸었다 잔잔한 바람결이 쓰다듬는 보리밭은 새까만 깜부기로 눈썹 그려 화장하던 기억의 한 끝을 물고 뻐꾸기 소리 쓸쓸하다 보리농사 가물어야 풍년이 든다는데 철 이른...

가 붙으면 눈에는 뵈지 않으나 그 알을 다음 해에 종자로 뿌려서 나면 자랄 때까지는 다름없는 보리나 밀인데 이삭이 패면 깜부기가 돼버린다. 깜부기는 보리 밀 종류만 아니라 수수 옥수수에도 있다.〕 첫째 사람의 본 바탈은 선하다는 것이다. 性善이냐...

없어 대충 헝겊으로 감아 지혈을 했다 "삐이익 삑" 제법 소리가 났다 이상스럽게도 멀쩡한 보릿대로 만든 보리피리보다는 깜부기대로 만든 보리피리가 더 좋은 소리를 냈다 호루라기도 아닌 것이 갯버들로 만든 호두기보다 고음으로 자연이 부르는 고향의...

보리 물결사이로 바람이 걸어갔다 하늘과 땅 뚜벅뚜벅 배고픈 시절 보릿고개 너머 푸른 무지개 쫓아가면 보리밭 문둥이가 숨어 있었다 깜부기가 어깨를 툭 칠 때마다 여섯 식구 입술은 바람에 설렁거리고 배부른 보리밥 한 그릇 습관처럼 요란한 방귀 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