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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아지랑이 김정희(진주) '사람은 하늘이니라' 하늘 말씀 우러르면 언 하늘 맴을 돌던 혼령이 내리시어 산허리 아련히 감돌던 도포 자락 보이고 피로 얼룩진 세월 백여 년도 꿈결이듯 서풍을 마다하고 동풍(東風) 따라나서던 백성들 베잠방이도 먼 들녘...

봄아지랑이 유옹 송창재 땅 속에 누가 사나요. 걸리버의 작은 이들 보다 더 작은 이들이 사나 봅니다. 생명의 밥 짓는 땅 속에서 뜸들이는 김이 나요. 아스팔트 꽁꽁 눌려덮은 길 가에도 구수한 김이 꼬물꼬물 나요. 땅속 작은 이들은 곰인지도 모르겠어요...

들길에도 사랑은 온전이 봄처럼 오는 거지 파란 하늘 아래 파란 잔대잎에 솜털처럼 자라나는 풀잎사랑 우리들은 봄처럼 아지랑이처럼 푸르고 부드럽지 해맑은 크로바 잎에서 나는 향기로 하루가 즐겁고 찔레꽃 하얀 울타리 너머로 봄처녀 살랑이며 오는데...

살을 찢기는 듯 아픈 겨울을 견디어 온 새싹들 수줍은 새색시처럼 고개를 살포시 들고 살 얼음 깨어질라 살금살금 깨굼발 치는 봄 두꺼운 나목 껍질 속에서 태양의 빛을 향해 뚫고 나오려는 어린싹 꽃샘추위에 웅크리며 콧물 흘리는 어린 새싹들 붉으스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