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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맛 안 날 거다. 사는 의미가 없다. 승재가 터벅터벅 걸으며 중얼거렸다. “그래. 넌 야구의 신이라고 말할 자격이 있어. 야구가 널 행복하게 하잖아.” 우리는 어느새 학원 앞에 도착했다.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바글거렸다. 승재는...

더 얹져주는 콩나물 가게에서 사람의 정을 한 봉지 사고 어묵 떡볶이 가게 앞에서 기웃거리다, 이문 없이 판다는 붉은 딸기 노상...봄나물을 사 검은 봉지에 담아 들고 나는 오늘도 시 心(詩) 한 상 차리기 위해 살맛 나는 재래시장에서 세상 이야길...

그런데 나는 오늘 그 천안엘 다녀왔다. 일이나 약속 때문이 아니라, 그냥 거기까지 가고 싶어서. 하지만 오늘 덜컥 홧김에 저지른 일...은 아니고 사실 어제 문득 다녀올까, 하는 생각이 들어 대강 검색해보고 언니한테만 목적지를 알린 채 휙 다녀온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