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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한 시모음 2) 상강霜降에도 난蘭은 피어 /홍해리 찬 서리 지천으로 내려 쌓여도 온 산천 불이 붙어 눈을 데이네 타는 가슴 목마름을 어이하리야 불끈 새벽 이 하늘을 어이하리야 불끈 새벽 이 하늘을 어이하리야. 상강(霜降) /김연대 출근길의 코트 속...

때 / 서정주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그 속 푸른 풋콩 말아 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어 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좋아 울었네. ​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 하면 대수풀에 올빼미...

시모음 27) 추석 무렵 /김남주 반짝반짝 하늘이 눈을 뜨기 시작하는 초저녁 나는 자식놈을 데불고 고향의 들길을 걷고 있었다. 아빠 아빠 우리는 고추로 쉬하는데 여자들은 엉뎅이로 하지? 이제 갓 네 살 먹은 아이가 하는 말을 어이없이 듣고 나서 나는...

관한 시모음 32) 꽃소식 /김종길 내 뜰에서 맨 먼저 꽃소식을 전해준 것은 산수유나무. 그것은 화기(花期)도 길어, 족히 한 달 남짓, 뜰 한구석을 밝혀주더니, 그것이 지기 시작하면서 잔디를 뚫고 민들레가 여기저기, 앙증맞게 노오란 꽃송이를 내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