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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한 식탁 서정화 새벽 종소리에 눈을 떴다. 은은한 종소리가 귀에 가득하다. 새벽에 종치는 교회가 요즘도 있었나 미심쩍어 귀를 기울이는 순간 종소리는 여운만 남기고 사라져 버렸다. 꿈이었다. 나의 소녀 시절은 건너 마을 언덕에 있는 성당의 새벽...

인체 쇼핑 서정화 여러분의 태아에게 미래를 선물하세요 고급 맞춤형 아기를 편집할 수 있어요 키 크고 운동신경과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유전자를 주문하세요 난자 공급자의 자녀 사진과 취미 생활에서 대학 입학 시험 점수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월...

공중 정원 서정화 수 백 년 살아낸 머리로 걷는 주목나무들 굽은 곡선 오래 견딘 숨소리가 들린다 제 몸이 쩍쩍 갈라진 균열에도 빛을 엮는 해탈의 몸 썩히고 베어내며 짓물러도 길을 다 열어놓고 이슬의 눈 씻는 바람 수만리 닦은 긴 수심도 실려 얹어...

장안長安 경로당 서정화 누가 고도리를 꼭꼭 감춰두고 있을까 조심스레 패를 뜨고 종달새 먹으려 움켜쥔 손, 우산 든 사나이에 난데없이 꿩이 날고, 에라이, 똥이나 먹자, 어머나, 자뻑을 다 하시네, 쌍피에 흘깃대는 눈들, 바닥에 깔린 휘파람새 아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