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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짧을 법 한데 선암사의 가을은 계절의 끝자락에 앉아 아직도 갈 곳을 몰라 한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던 정호승의 시구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봄날이 가장 화려하다는 선암사지만 마지막이란 단어가 생각난다면 지금이...

넘는다는 선암매는 납월매는 아닌가벼! 꽃망울은 추위를 털어내고 햇살에 기지개를 켜는 중. 선암사 ㅡ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

선암사 낙엽들은 해우소로 간다 정호승 길가에 낙엽은 또 떨어진다. 인생의 가을이 되면 누구나 퇴비가 되라고, 인간으로서의 역한 냄새를 스스로 향기롭게 만들어 보라고 낙엽은 또 떨어진다. 낙엽이 되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무리 나뭇가지에...

이미지 인터넷 선암사 등굽은 소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