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섧다 봄은 / 증재록 날것으로 열리는 새벽은 장막을 펴 주름 짓고 허리 굽혀 키를 낮춘다 이제부터 부리나케 땅 위를 딛는 거다 고요했던 물은 거슬러 오르며 결을 치고 잠잠했던 바람은 휘돌며 길을 흔든다 사이사이에 벽 거리거리에 가시 날은 시시각각...

섧다 !! 바람에 굴러가는 낙엽에도 북한산 위를 떠가는 구름을 에도 시리게 흐르는 한강을 보고도 세수하고 거울에 비친 내얼굴에서 라면 하나 끓여놓고 젓가락을 들면서 냉장고에 먹다 남은 반찬찌꺼기를 보면서도 파란 정맥이 지렁이처럼 돋아난 내...

“아줌마 요양병원 가실래요?” 사전에 나랑 얘기가 오간 것도 없이 뜬금없이 상예가 그런 말을 한다. 싱크대에 서 있던 나는 미동도 없이 엄마를 주시한다. 솔직하게는 오래전부터 무척이나 궁금했지만, 차마, 진지하게 묻지를 못한 이유는 분명 엄마는...

늙기가 섧다 인생 걸어온 길에 아픈 상처 달래려고 내린 서리는 준령(峻嶺)의 고갯길에 육신의 무게가 억새풀로 물들어있다 주마등처럼 흘러간 젊었던 날의 열정은 깊은 주름살처럼 힘겹게 살아온 이야기로 흐르고 있다 피었다 지는 인생항로 애환의 낡은...

茶罐을 차오른 숨 고요히 모은 의식 숙우熟盂에 덜어낼 때 한 편 애잔히 미소 베어 문 원앙盞 옷고름 수줍은 사람 흰 목선이 섧다. 코끝에 머문 향훈 시공에 번져가고 하심下心의 자리엔 익숙한 형상들 묵언에 빠져든 면벽승처럼 차향에 젖어 다향茶香...

어둑하다. 검은 우산을 받고 걷는 사람 마음도 암울하다. 왜일까? 봄비가 오는데........... 2025. 4. 5. 봄비 속에 꽃이 섧다 사람의 마음은 만물보다 더 교활하여 치유될 가망이 없으니 누가 그 마음을 알리오? ㅡ 예레미야 17. 9 "인간은 만물의 척도다...

사랑 목메인 봄바람에 핏결이 운다 옷섶을 검쳐 잡고 느끼는 사람아 운다고 떠나갈 길 머물 것이랴 3. 세상일 생각하니 거문고 섧다 하늘은 한 웃음에 인생이 간다 고향이 따로 있나 정들기 탓이라 벌판을 부는 바람 내 신세라오 2절 가사 중 "핏결이"의...

자꾸 깊어가는 섬진강. 저 긴 긴 목울대 치받치며 끄윽 끅 꺾이며 흘러가는 거 보라, 逆鱗 떨며 떨리며 대숲은 섧고 또 섧다 난분분난분분 매화 뿌린다. 홍매화 /이성구 얼음 땅 녹이고 냉기 바람 질투에도 불그스레 연지를 바른 듯 살포시 피어있는...

죄는 남에게 못주고짊어지고 죽었다가다시 짊어지고 태어난다. -청담스님 생활 명상집 중에서- 백발가 백발이 섧고 섧다 백발이 섧고 섧네 나도 이제 청춘일러니 오늘백발 한심하다 우산에 지는해는 제경공의 눈물이로구나 분수의 추풍곡은 한무제의 설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