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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순애 시집 {붉은 광장이 소란하다} 출간 {붉은 광장이 소란하다} 표지 현순애 시인은 충북 음성에서 출생했고, 2022 계간 {애지}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제3회 이상설 추모 전국시낭송대회 대상을 수상(2018)했고, 계룡문학상을 수상(2019)했으며...

시간의 무늬, 혹은 발효(醱酵)의 미학 ―현순애, ｢붉은 광장이 소란하다｣의 시세계 황치복(문학평론가) 시로 쓴 시론들 2022년 계간지 <애지>의 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에 나온 현순애 시인의 첫 시집이다. 등단 경력이 짧음에 불구하고 이른 처녀...

슬쩍이란 오히려 소란하다 / 증재록 슬쩍 이란 게 있다 술술 물 흐르는 냇가에서 슬그머니 그물을 쫙 벌려 치고 슬슬 짓는 음흉한 미소로 슬쩍 미꾸리 목을 걸어챈 눈 살그머니 손을 넣어 움켜쥐면 미끈미끈도 슬쩍 앞에선 꼼짝 못 해 재빠른 물발은 이미...

창문에 부딪치는 가을 빗소리 소란하다 남아 있는 잎들에겐 모진 밤이 되리라 거칠고 사나운 곳으로 몰려다니던 이들도 거칠고 사나운 것은 바람에게 맡겨두고 오늘 같은 밤에는 적막 가운데 자신을 놓아두면 어떨까 하루 종일 비 내려 가을 가고 하루...

노쇠한 언어학자 도미니크 마테이는 필생의 연구를 끝내지 못하리라는 두려움과 젊은 시절 놓친 사랑에 대한 꿈으로 마음이 소란하다. 배경은 전운이 드리운 1938년의 루마니아. 절망을 자살로 끝내려던 도미니크는 번개에 맞고 신비스럽게 회춘하고, 과거...

明(추월명) 달은 밝은데 落葉聚還散(낙엽취환산) 낙엽은 모였다 다시 흩어지고 寒鴉栖復驚(한아서복경) 깃들은 까마귀 놀라 소란하다 相思相見知何日(상사상견지하일) 그리운 임 언제나 만나려나 此日此夜難爲情(차일차야난위정) 이 밤 이 시간 그리움에...

것과 재판할 때에 의인을 억울하게 하는 것이 선하지 아니하니라 “악인”은 히브리어로“라샤”인데“시끄럽게 하다, 소란하다, 사악하다, 위반하다, 옳지 않다”는 말에서 유래한 것으로“사악한, 옳지 않은, 악한 자, 악인, 행악자, 죄인”을 말한다...

소식에 일제히 싸움을 멈추고 박수치며 웃는 장면은 그로테스크했다. 한국 사회 일각이 한강의 소설을 둘러싼 왈가왈부로 소란하다. 어떻게 읽든 독자의 자유지만 픽션은 역사도 다큐도 아니다. 기뻐하고 축하해야 온당한 일인데 자신의 독법과 역사의식을...

과메기 현관 앞이 소란하다 파도소리가 들린다. 문을 여니까 과메기들이 바닷물 타고 노를 저어 거실로 들어왔다 우리 집은 순식간에 동해바다로 탈바꿈 했다 비릿한 냄새며 향긋한 해초들의 특이한 내음 모두가 파도가 되어 집안을 넘실거린다. 쭉쭉 뻗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