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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 / 손택수 2024.10.2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명태 / 손택수 감나무에 한겨울에는 명태가 열렸다 앙상하게 빼마른 가지 맨 아래 귀한 손님이 오면 따곤 하던 명태가 한두 마리씩 매달려 있었다 속내를 알 수 없는 뒤란의 우물처럼 캄캄하다가도 홍시를 묻어논 쌀뒤주처럼 환하게 밝아오던 외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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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강변에서의 악수 / 손택수 시창고 2024.10.1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버드나무 강변에서의 악수 / 손택수 시창고 버드나무 강변에서의 악수 / 손택수 버드나무 아래 아이들이 도마뱀을 쫓는다 모래톱에 꼬리만 댕강 잘라놓고 버드나무 썩은 둥치 속으로 사라진 도마뱀은 좀체 고개를 내밀지 않고 초등학교 가족 동반 동창횟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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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 쪽지 / 손택수 2024.10.18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보물 쪽지 손택수 말을 접는다 잘 접으면 종이에 심장이 있을 수 있다 숲과 바위와 나무 틈 사이에, 세계가 갑자기 비밀스러워지는 곳이라면 어디든 그 어디서 소풍 나온 고라니를 보았지 눈이 딱 마주쳐 꼼짝도 못하고 눈망울 블랙홀 속으로 하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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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꿈 / 손택수 2024.10.16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나무의 꿈 손택수 자라면 뭐가 되고 싶니 의자가 되고 싶니 누군가의 책상이 되고 싶니 밝으면 삐걱 소리가 나는 계단도 있겠지 그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다락방 별빛이 들고 나는 창문들도 있구나 누군가 그 창문을 통해 바다를 생각할지도 몰라 수평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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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의 가난 / 손택수 2024.09.2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수 없다〉문학동네 - Mrs. Soffel · George Skaroulis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 - 예스24 문학동네시인선 180번으로 손택수 시인의 여섯번째 시집 『어떤 슬픔은 함께할 수 없다』가 출간되었다. 199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작품활동을 시작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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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는 일 / 손택수 2024.09.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잊는 일 손택수 꽃 피는 것도 잊는 일 꽃 지는 것도 잊는 일 나무 둥치에 파넣었으나 기억에도 없는 이름아 잊고 잊어 잇는 일 아슴아슴 있는 일 손택수 시집 <붉은빛이 여전합니까> 창비,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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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수 시인의 <기계의 추억> 2024.09.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기계의 추억 손택수 프린터기가 종이를 씹는다 이면지를 쓰면 생기는 일이다 기계에게도 추억이 있다 한 번의 만남도 만남은 만남이어서 무심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질주하는 포장의 평면을 덜컹덜컹 비포장의 굴곡으로 만들며 애를 먹이는 프런터기 씹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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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래의 노래 ─ 손택수 2024.10.24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술래의 노래 손 택 수 (1970~ ) 사라진 아이들을 찾아 마당 구석구석을 쑤시고 있었다 혼자라는 게 영 마땅치 않았지만 술래가 된 게 마냥 싫지만도 않아서, 평소에 거들떠도 보도 않던 장롱 속과 정지와 헛간을 찬찬히 뜯어보는 재미로 해가 지는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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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 손택수 2024.09.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수목장/ 손택수 세상 잘난 척은 혼자서 다 하고 돌아다니다가 기일이 오면 나무에게 무릎을 꿇는다 비석 대신 정좌한 돌멩이들에게 머리를 숙인다 허리를 숙인 풀잎들과 맞절을 한다 아가, 그 맘 잊지 말거라 설날 아침 절을 가르치시던 당신,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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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의 쓸모 - 손택수 2024.08.3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시집의 쓸모 손택수 벗의 집에 갔더니 기우뚱한 식탁 다리 밑에 책을 받쳐놓았다 주인 내외는 시집의 임자가 나라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차린 게 변변찮아 어떡하느냐며 불편한 내 표정에 엉뚱한 눈치를 보느라 애면글면 차마 말은 못하고 건성으로 수저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