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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정지용신인문학상 수상작 2024.03.20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아궁이는 잔뜩 쓸어 넣은 왕겨에 속이 더부룩해졌다 할아버지는 눈이 매워 장죽에 불도 붙이지 못하고 돌아 나오고 몽당 수수비와 부지깽이는 모처럼 화상(火傷)의 몸을 쉬고 있었다 노른 들녘의 해는 일찍 져서 홀연 귀뚜리의 노래 들리고 먼 하늘에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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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필, 못다 쓴 편지 / 김주선 2024.02.02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지워진 지명이지만, 반듯하게 자란 칡뿌리와 줄기를 잘라 와 붓 만드는 일에 몰두했다. 생활용품인 갈목비, 싸리비, 수수비 같은 빗자루도 아니고 약용으로 쓰는 칡으로 붓을 만들다니, 그 깊은 속을 읽어낼 길이 없었다. 갈필葛筆은 칡뿌리나 줄기로 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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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꽃비 / 마경덕 2024.01.2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수숫대가 모가지를 버리듯 불길한 예감에 떨었을 갈대의 꽃 박제된 시간이 오색의 꿈으로 단단히 묶였다 마당 귀퉁이에서 수수비가 늙어가듯 마루와 방문턱을 넘나들며 시나브로 몸을 허물었다 입술 다문 꽃술이 바스러질까 묽은 소금물에 끓고 그늘에 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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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당비 / 임동옥 (광주전남지부) 2023.09.01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마당은 이대로 만든 비를 사용했다. 내 키보다 크고 자루가 두꺼워서 마당 쓰는 시늉만 하고 빗자루 주마등을 탔다. 부엌은 수수비다. 키 작고 가벼운 비라서 어머니가 사용하면 슬며시 어머니 손위에 내 손을 얹어 비질했던 생각이 아련하다. 어머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