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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 풀이 : 고정선 시조집 "노을 든 몸 아득하다" 앵혈 鶯血 : 여자의 팔에 꾀꼬리의 피로 문신한 자국. 성교를 하면 이것이 없어진다고 하여 처녀의 징표로 여겼다 한다. 진외가 陳外家 : 아버지의 외가 외외가 外外家 : 어머니의 외가 동살 : 1. 문...

버릴게 너무 많고 할일이 너무 많아

죽었는데 헛꿈 꾸고 있다고 불치로 누웠던 시간 일어서서 웃고 간다 서리꽃 / 고정선 몸과 몸 사이 헐거워져 헛디딘 사랑놀이 절정 없이 몰고 간 집착의 순간 아파서 하얗게 솟은 서리꽃 짧게 안고 길게 울었다 - 『노을 든 몸 아득하다』(2024. 고요아침...

보름 새 같은 실핏줄 혹여나 터질까 봐 나비 날 듯 흘림 뜨기로 받아 든 앵혈鶯血 방울 된서리 기웃한 밤에 노을 든 몸 아득하다 ************ 밤비에 젖는 시간/ 고정선 밤비가 몸의 중심에서 손을 털며 흐르더니 발목 아래쯤 맴돌며 무장 서럽게 운다 물...

아직, 몌별 다녀옴세, 말도 없이 아버지 떠나신 후 여윈잠에 살그래 사진 꺼내는 모습 보고 뭐 이뻐 보고 또 보요 말한 순간 불효였다 철없는 미운 소리 눈씨로만 나무라더니 세상사 인연들 맺고 자르기 쉽잖더라 이승 끝 망부석 되자 비로소 준 답 애...

나이 들어 살아갈 세상 아득하다 어른이 어른답지 못하다 젊은 사람들이 답지 못 함을 따라서 한다 내가 나이 들어 살아갈 세상이 아득하다 싶다 부양의무 폐지가 사회제도가 되었다 어른이 어른답지 못함을 가르친 대가처럼 사회제도가 되었다 내가 나이...

좋은 시절이라고 은제까지 라도 인연을 핑게삼아세월에 연을 이어가자던 그때가 언제였나 아득 하다

성불이 아득하다(2007.3.25) 이화인 사십이 갓 지난 후줄근하게 구겨진 사내가 종각역 통로에서 좌선 중이다 지폐 한 장 동전 몇 개 무릎 앞에 두고 미동조차 없다 그 사내는 고수의 경지에 이른 부처다 부처 된 그 사내는 돌부처다 거뭇거뭇 피부에 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