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아랫목의 향수 김영숙 나 어릴 때 아랫목은 울 아버지 차지다 화투 갑오때기를 하루 종일 하신다. 난 아버지가 미웠다 갑오때기는 왜 그리 안 떨어지는지 난 아버지가 미웠다 그 것이 가난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패를 깔고 또 깔고,...... 약 먹고 누우면...

군불지핀 아랫목에 짤짤끓는 정으로 이제 나머지 세월 무얼하며 살겠느냐 물으면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고... 기도로 하루 열어 텃밭에 가꾼 행복 냄새 새벽별 툭툭털어 아침 사랑 차리고 햇살 퍼지는 숲길 따라 야윈손 꼭잡고 거닐며 젊은날의...

놓이고 동네 어른들 사랑방 이다 어린나는 친구 핑계대고 웃묵 한구석에서 어른들 이야기를 가끔 들었다 제일 큰 어른이 아랫목 이다 주막집 주모 엉덩이 이야기가 나오면 못들은 척 ᆢ 역사 이야기 시사 문제가 나오면 귀가 쫑긋 때로는 핏대를 높이고 죽일...

아랫목 밥주발 임영섭 아랫목, 한 주발의 밥그릇이 슬피 울던 날, 방 안 가득 찬 정적 속에서 주발 하나가 눈물 흘리고 있었다 빈 밥그릇은 더 이상 충전할 수 없는, 차갑게 식은 아랫목엔 다시 시작해, 허물에 편견 되지 않는 밥처럼 마음 남아있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