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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 이 자가웃*이나 나온 채 무람없이 지청구를 하였다. 보아하니 그렇게 입을 빼문 것은 그녀만이 아니었다. 탄불 위의 양은솥에서 더운 물을 떠가는 막내당질부도 그렇고, 탄불 옆에서 시금치를 다듬는 큰당질부도 부루퉁한 입으로 돌아앉아 있었다...

회사에서 밤새도록 일하였고, 독일 가서 돈 벌어온 우리들 언니였다. 사나흘 쏟아붓던 장맛비 성큼 베어 눅눅한 습기 지퍼 양은솥에 삶아내면 살아난 뽀오얀 속살 찰랑찰랑 헹궈낸다 늘 쌀독 비어있던 그 시절 힘겨움 후루룩 설움 같은 끼니 때운 할머니...

엄닌 전날 물에 불린 찹쌀에 차좁쌀 수수쌀 미리 삶아 두었던 강낭콩 등 온갖 잡곡을 질 시루에 익는 순서대로 안친 다음, 커다란 양은솥에 물을 붓고 시루를 올린 뒤 시룻번을 두르고 아궁이에 장작불을 지펴 찌기 시작한다. 잠시 뒤 시루 안에서 김이...

섣달을 맞아 건강한 한 해를 새로이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내 몸속으로 뜨거운 동지팥죽을 담는다. 마당 한 켠에 무쇠솥과 양은솥 두 개를 내걸고 40인분(부족할까봐 넉넉하게)의 동지팥죽을 소나무장작으로 붉은 기운이 한 번, 솥 안의 팥이 팔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