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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사이에 끼워 넣은 넓적한 마룻널은 숲의 기억소자처럼 자연 그대로다. 나무의 속살마다 바람결 같은 목리가 함함하고 웅숭깊다. 귀를 가까이 기울이면 자신이 살아온 내력, 숲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다. 마루 가장자리에 표면이 우둘투둘한 옹이 자국...

둘러앉은 밥상을 들뜨게 한다.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그들을 보면 언제 처음처럼 애초롬한 멋이 풍기는 부부이다. 참고 웅숭깊다 1. 매우 넓고 깊다. "그리고는 눈을 딱 감고 한참이나 이슬에 젖은 숲 속의 벌레 소리를 듣고 있더니 "나는 이런 생각을...

돋아난다 마음결이 다르면 말결도 다르다 바람에 사라지는 말 구르다가 찌르는 말 열매처럼 살진 말 말의 뿌리는 웅숭깊다 땡볕도 폭우도 고드름도 빨아들인다 마침내 말 나무는 주검을 입히는 목관이 된다 썩어 다시 살아 새로운 말 나무를 키운다 말꽃이...

입술을 문지르며 한 발짝 너머의 세상을 꿈꾸는 옥잠화 간절하게 가슴을 맨땅에 기대보지만 촘촘한 나무 그늘은 너무나 웅숭깊다 촉수가 닿지 않는 영토엔 사철 꽃이 피고 지고 그렇게 한 생애를 차곡차곡 쌓아두는데 온전히 몸이 열리기를 기다려도 햇살...

풍경화에서 어느새 의식형태로 바뀐 그림은 수많은 물음표를 달고 있다. 옷과 살을 벗어버린 뼈들, 뼈들이 던지는 질문이 웅숭깊다. 얽힌 뼈들 사이로 말라비틀어진 잎사귀가 간당간당 바람의 옷자락을 붙든다. 저건 미련이라는 것인가. 초탈과 미련의...

맛있게 먹는 법' 문학동네 2015. * 개인적으로 이 시에 애정이 깊다. 나비를 보며 어떻게 이런 상상이 가능한지 읽을수록 웅숭깊다. 언어의 골격도 부드럽지만 단 5행으로 나비의 일생을 충만하게 그렸기 때문이다. 나들이 갈 때 입을 새하얀 드레스를...

고요는 아침을 낳는다 전승훈 고요는 웅숭깊다 자궁처럼 우묵하고 깊숙해서 함부로 제 속을 보이지 않는다 산고 치르듯 밤새 산과 들을 흔들던 바람 가만히 잠재우고 정적이 흐르는 수평선 폭풍전야처럼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던 어둠 속에서 둥실 떠오르는...

달렸던 도시락 저 허공에 매달아 놓았나 * 24년 서울시 지하철 공모전 당선작 고요는 아침을 낳는다 전승훈 고요는 웅숭깊다 자궁처럼 우묵하고 깊숙해서 함부로 제 속을 보이지 않는다 산고 치르듯 밤새 산과 들을 흔들던 바람 가만히 잠재우고 정적이...

보았지요 한겨울 옥수숫대 섰듯 뒤꼍에서 서성이던 한숨을 오늘도 고샅길 건너 논두렁 너머 발길에 귀 기울이는 장독대 옆에 선 웅숭깊은 엄마 그림자 하나 메모... *웅숭깊다 [형용사] 1. 생각이나 뜻이 크고 넓다. 2. 사물이 되바라지지 아니하고 깊숙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