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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성聖으로 바뀌는, 지극히 감각적인 단어가 묵직한 외연을 갖게 되는 경험, 시가 아니었다면 생각지 못할 언어의 후광이었다. 유금란 / 시와 수필을 쓰고 있다. 산문집 ‘시드니에 바람을 걸다’, 공저 ‘바다 건너 당신’. 문학동인 캥거루 회원...

마스콧에 가면 주디를 짝사랑하는 / 유금란 마틴이 있지 디스어빌리티 서비스 오스트레일리아*의 아웃사이더 젖이 모자라서 덜 자랐다는 엄마의 말을 진짜로 믿어 자신의 덜됨을 환하게 밝히는 아이 같은 어른 이런 마틴에게도 나와 똑같이 자란 것이 있지...

​ ​ ​ 신혼여행 ​ 유금란 괌 실탄사격장 주인은 총알값부터 내라고 했다 계급장이 있던 자리에 낡은 웃음이 지나갔다 귀를 막고 안전줄을 믿어보세요 총은 쏘는 게 아니라 잡아당기는 겁니다 안전줄이 목숨 줄로 들렸다 목숨 줄을 쥐고 있으면 두려울 게 없다...

화이트 클리프* 유금란 더는 갈 곳이 없어 서로를 깎아 절벽을 만든 바다가 있다 해안선은 오래 비워 두었던 당신처럼 하얗게 굳어 있고 나는 멀리서 더 잘 보이는 당신을 기다리며 절벽에 앉아 꿈을 꾼다 감긴 눈 속으로 아픈 어금니가 소리 내며...

성에, 성애 유금란 사라진다는 말이 멀어진다는 말보다 더 슬픈 이유를 찾다가 창문 안쪽으로 자라나는 손톱을 본다 안과 밖이 다를수록 화려해지는 꽃은 얼지 않으면 필 수 없어 해가 들기 전까지만 끌어안기로 한다 날카로움은 꼬리가 쉽게 잘려 나가는...

안개 낀 에핑 로드, 모닝 빵을 사러 가는 길에 ​ 유금란 ​ ​ ​ 느리게 활공하는 새가 보였다 ​ 어떻게 알았을까 셔터 스피드 60분의 1로 잡은 안개 속 아침 겨울 햇살만큼 헐렁해진 거미줄에 걸려 깊이는 몰라도 찍히는 기분들 ​ 길 끝을 더듬지 않고도 알 수...

-백야 퍼즐*/유금란- 서로를 이어붙일 수 없는 감정의 조각들이 있다 좁은 골목에서 자생한 예감과 근거 없이 등 뒤에서 오는 소문의 농도 같은 것들 간혹 이 세계에 의구심이 생겨 모서리를 구부리면 골목은 복잡하고 지루한 퍼즐게임이 된다 직관을...

에세이 특집 굴뚝 유금란 찬바람이 나는가 싶더니 굴뚝마다 연기가 오르고 있다. 꾸역꾸역 저마다 토해 놓는 모양이 참 다양하다. 옆집 것은 수줍은 소녀가 게워 내는 속말 같기도 하고, 건너편 집 것은 수다스러운 아낙 입에서 튀어나오는 뒷담화 같다...

일어서 나라를 지키려던 선조의 호국 의지를 가슴 속에 새긴다 둘째날 - 강화는 지붕없는 역사박물관 아침 이른 시간임에도 유금란(강화군 문화관광해설사 회) 회장께서 숙소까지 찾아와 "둘러봐야 할 곳이 많으니 서두르자"며 시티투어(?) 해설사를 자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