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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머리에 총을 쏘지만 혁명은 심장에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라는 시를 쓴 미얀마의 한 시인이 무장 군인에게 끌려간 다음날, 장기가 모두 적출되고 심장이 사라진 채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어느 컴컴한 건물에 심장을 남겨 두고 정육점에 걸린...

시집 <이것은 농담에 가깝습니다> 안녕 하셉 이명윤 출근길 두 팔을 힘차게 흔들며 지나가는 길 위의 하셉, 안녕 하셉 하셉은 듣지 못한다 나는 창문을 닫고 중얼대니까 어느 먼 나라에서 온 한 눈에도 건강한 하셉 턱수염이 멋진 하셉 오늘도 어제처럼...

길냥이가 사는 법 / 이명윤 찬바람 부는 길을 둥글게 말면 아늑한 집이 된다 걸음을 막는 곳이 윗목, 새끼가 있는 곳이 따뜻한 아랫목이다

-귀/이명윤- ​ ​ 사람이 죽어도 얼마 동안, 귀는 싱싱한 이파리처럼 살아 있다고 한다. 심장도 멎고 팔다리도 고무처럼 축 늘어졌는데 듣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눈도 뜨지 못 하고 입술은 또 거멓게 변해 가는데 신기하게 살아 있다고 한다. 친구들 발자국...

사람이 사람에게 꽃이 되는 삶 - 이명윤 시청 남자 화장실 소변기 앞에 어느 복지관에서 붙여 놓은 스티커가 있었다 '사람이 사람에게 꽃이 되는 삶' 볼일을 볼 때마다 나는 그 문구를 읽으며 꽃이 아닌 다른 말을 떠 올려 보곤 했다 날마다 그 자리에...

슬픔과 죽음을 넘어서는 생성의 힘조용하고 따뜻하고 웅숭깊은 긍정의 세계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2006년 전태 www.yes24.com 이명윤 시집 〈이것은 농담에 가깝습니다〉 걷는사람 | 2024 [詩想과 세상]독거노인이 사는 집 그날 복지사가 무심코 내뱉은...

독거노인이 사는 집 / 이명윤 그날 복지사가 무심코 내뱉은 한마디에 노인이 느닷없는 울음을 터뜨렸을 때 조용히 툇마루 구석에 엎드려 있던 고양이가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단출한 밥상 위에 내려놓은 놋숟가락의 눈빛이 일순 그렁해지는 것을 보았다...

Ralf Bach - Loving Cello

오래된 사진과 벽시계와 웃옷 한 벌과 난간에 기대어 있던 호미와 마당가 비스듬히 앉은 장독과 동백나무와 파란 양철 대문의 시선이 일제히 노인을 향해 모여들어 펑펑, 서럽게 우는 것이었다. ― 이명윤, 『이것은 농담에 가깝습니다』, 걷는사람, 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