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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한 시모음 32) 꽃소식 /김종길 내 뜰에서 맨 먼저 꽃소식을 전해준 것은 산수유나무. 그것은 화기(花期)도 길어, 족히 한 달 남짓, 뜰 한구석을 밝혀주더니, 그것이 지기 시작하면서 잔디를 뚫고 민들레가 여기저기, 앙증맞게 노오란 꽃송이를 내밀지...

관한 시모음 20) 그 아이 별이 되었네 /양재건 날이 저물면 서녘 하늘가에서 엄마별 아빠별 쫓던 아이, 달빛 퍼 올리던 두레박 소리 그리움 되어 찾아드는 밤, 바람 속에 아이 엄마도 잠들고 바람 속에 아이 아빠도 잠들고, 그리고 밤하늘 보며 엄마 꿈...

시모음 76) 여름장 /제갈일현 전통시장 여름장 냉 침대에 누운 은갈치 각얼음 품은 씨암탉 에어컨 쐬는 쌈 채소 그 속에 달랑 부채 하나 든 장돌뱅이 애기 여름 /조서연 햇살 고운 날 길가에 하늘 채송화 활짝 웃음에 나도 따라 마음 푸른 날 초록 물감을...

헐, 시벌헐 둘레를 단박에 오려내어 툭! 떨어뜨리고는 제 왔던 자리로 식식 돌아가는 것이었습니다 식전 댓바람에 꽃놀음이 다 무어야? 일생일대 가장 큰 모욕을 당한 자의 표정으로 저의 얼굴을 동그랗게 오려내어 바닥에 내동댕이치고는 퉤에! 끈적한 침...

가만히 포개어본다 - 이 성 복 * 시집 [시의 숨결 003] (김정환 외) (문학과지성사, 2000) 유미 아라키 만남 내 마음은 골짜기...우짖는 소리 들려 나는 잠을 깼습니다 당신은 언제 이곳에 들어오셨습니까 - 이성복 머리맡에 계시는 것 같아 깨어보면 바깥...

시인은 누구나, 늘, 볼 수 있고 경험할 수 있는 풍경들을 단촐한 언어로 마름질해놓았다. 그걸 찬찬히 따라가다가 이성복의 시에선 도저히 훔칠 수 있는 문장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걸 새삼 알게 된다. 특정한 문장을 아무렇게나 도용한다면 그건 사람의 몸...

대하여/이성복 1 어느날 밥이 내게 말하길 [참 아저씨나 나나.... 말꼬리를 흐리며 밥이 말하길 [중요한 것은 사과 껍질 찢어버린 편지 욕설과 하품, 그런 것도 아니고 정말 중요한 것은 빙벽을 오르기 전에 밥 먹어 두는 일. 밥아 , 언제 너도 배고픈 적...

이성복 시인의 시 모음 [목차] 내 마음아 아직도 기억하니 새들은 이곳에 집을 짓지 않는다 샘가에서 목이 안 보이는, 목이 없는 바다 서해 내 생에 복수하는 유일한 방법처럼 포도 씨 같은 것을 뱉듯 연애에 대하여 밥에 대하여 네 살엔 흔적이 없다 아들...

이성복시모음 45편 ☆★☆★☆★☆★☆★☆★☆★☆★☆★☆★☆★☆★ 《1》 강 이성복 저렇게 버리고도 남는 것이 삶이라면 우리는 어디서 죽을 것인가 저렇게 흐르고도 지치지 않는 것이 희망이라면 우리는 언제 절망할 것인가 해도 달도 숨은 흐린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