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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간다 / 이해리 제 떠나왔던 도래지로 날아가려는 겨울 철새는 맹목적이다 공중에서 비행기를 만나도 피하지 않는다 한 마리 꼬까도요새 비행기와 충돌했다 새의 몸은 엔진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엔진이 망가진 비행기는 허둥지둥 회항한다 박제가 된...

다시 노래 부르고 싶다 수성못 둥지섬 57 이유선 물가의 길 율려 58 이재순 하늘 해먹 ㅇ 59 이재하 가을 ㅇ 홍시 60 이전호 보석-고향기부사랑- ㅇ 수성벌 61 이정화 봄날 민들레꽃 62 이태석 범어천 수성못 63 이해리 꽃이 진다 낙화 64 이해숙 이별노래...

수 있다카이 수증기에 쪄진 허벅지 트실트실 튼 살갗이 가문 고향의 논밭보다 아득한 자신의 몸은 볼 줄 모르고 발가벗은 남의...결론이 내 생각을 복잡하게 한다 은밀한 매복 / 이해리 이상하지 늦게 귀가한 와이셔츠를 받아 걸면 한 마리 축 처진 톰슨...

매복 이해리 이상하지 늦게 귀가한 와이셔츠를 받아 걸면 한 마리 축 처진 톰슨가젤이 생각난다 축 처진 것을 걸고도 빳빳한 옷걸이는 톰슨가젤을 단숨에 사냥한 치이타일까 고요하고 하얀 달의 숨소리 이상도 하지 술 냄새를 풍기는 와이셔츠를 바라보면...

기지 -이해리- 아기가 처음 일어설 때, 이 세상 첫발자국 두어걸음 떼다간 꼭 뒤를 돌아본다네, 엄마가 지켜 보는지 돌아본다네 그 때 아기가 돌아보는 엄마를 심리학에선 안전기지라고 부른다네 안전기지란 그 어감(語感) 먼 고향집 불빛 같이 뭉클해서...

솟을대문/이해리 벅찬 봄산에 누워본다 발치에서 뻗어나와 내 얼굴 어룽지우는 진달래 그늘 호젓이 만개하여 부신 눈 당기는 꽃빛이 곱다 바람이 살랑살랑 꽃잎을 흔든다 참자줏빛 진달래꽃잎은 바람의 솟을대문 햇빛의 농도에 농담(膿淡)을 달리하며...

사람/이해리 현관 센서등이 한참 있다가 켜진다 뒤죽박죽 몇 켤레 어둠이 발등을 밟을 때까지 안 보이는 외출 더듬더듬 챙길 때까지 기척도 않다가 정작 내가 나가고 현관문이 닫힐 때 벌컥 켜진다 참 센스도 없는 센서등,그러므로 센서등에 있어 나는...

철학자/이해리- 교수면 뭐하고 박사면 뭐 하능교 때 잘 나오고 팁 많이 주는 손님이 최고지 수성하와이 목욕관리사 아줌마들 철학자다, 필기구와 서책 없이 활딱 벗은 맨몸으로 체득한 때의 철학 단순 명쾌한 결론이 놀랍다 때 밀어 보믄 안다카이, 그...

이팝꽃.hwp 탑.hwp 구름.hwp 고향 그리움 /이익주 -낙강의 팔월 연장된 긴장 속에 들끓는 내홍으로 종잡을 겨를도 없는 칠흙 그 분탕 속 갑골문 살과 뼈가 엉켜 유유히 흘러가는 맨살을 타고내리는 장엄한 서곡이다 세원에 반죽된 상처뿐인 절규들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