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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이화우 유성우流星雨가 간밤에 지구 위에 쏟아지듯 당신 것이 아니라서 가끔 되돌아와 그때는, 슬픔이 아닌 슬픔을 놓고 품네 청사포 / 이화우 노래에도 나오는 청사포를 가보았네 기억은 오래 익은 향을 내는 걸음처럼 그렇게 무작정 던진 애먼...

반추 / 이화우 쉽게 넘길 수도 그렇다고 뱉지도 못해 잘근잘근, 망설이다 또 무얼 씹고 있나 한가득 남은 기도를 놓지 못한 손처럼 북성포구 / 이화우 말라가는 것들을 적시는 물의 끝점 이리저리 엇갈리다 흘러든 부유물이 떨어진 무게의 기억을 지형도에...

금령총 이화우 그런가, 말을 타고 시종이 인도하다 방울 깊이 흔들어 차사差使를 달래며 두렵던 빗장을 열고 그만 나선 부신 길 그림자 내던지고 다다른 이 먼 곳 깃털로 나부끼던 소리도 탈골되어 두터운 결구로 생긴 화두 같은 금붙이들 애미가 애비가...

빗살무늬토기 이화우 뭉그러진 두 발로 꿈쩍없이 버티다 그만, 누워 버렸네 굽 없는 저 그릇 서붓이 내미는 은유 만장 한 폭 펴드네 다단한 생명들 깨고 나간 틈사이로 골몰하던 흔적들이 악 패듯 역력하다 붉은 등 마르며 지난 저 허공 저 요철 이화우...

이름 이화우 유성우流星雨가 간밤에 지구 위에 쏟아지듯 당신 것이 아니라서 가끔 되돌아와 그때는, 슬픔이 아닌 슬픔을 놓고 품네 『먹물을 받아내는 화선지처럼』 (2024. 가히)

빈 말 속에 있는 부탁 이화우 그만큼 걱정을 다 들어 줄 수 없어서 모서리는 늘 그의 곁에 머물러 있었다 하루를 비집고 든 빛이 오후를 훌쩍 넘겼다 균형을 잘 잡으려 다시 오는 빛을 안고 뭉개진 어둠으로 안도하며 길을 트다 한 발짝 물러나 있는 달의...

공생일기 이화우 보통 개미 한 마리가 거실로 들어왔다 바람이 내통하는 맑은 방 바닥에서 유랑한 자국을 찾듯 촘촘하게 걷는다 슬쩍 한번 외마디를 부엌으로 날리고서 영문 없이 더 깊이 기어 가는 품새를 두 발로 꾹 막아서서 저 아래를 내려본다 갈래가...

꽃을 따주려 할 때 너는 극구 말렸다 한 웅큼 잔상들이 결국 비로 내리고 맑아진 하늘 가까이 봄볕이 들었다 마음은 다르게 좁은 방에 모이고 미열의 노선 따라 나눠주던 알랑미가 떨어진 유탄을 물고 녹슨 피로 내린다 눈매를 닦아 내린 미세한 눈꼬리에...

오랜 등대 / 이화우 ​ 노인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소란 전에 떠나온 포구의 뒷모습 초점을 맞추고 나서 눈물을 조금 흘렸다 예보 없이 기억을 불러들인 자리가 흔들리며 짙어진 익숙한 옅음들이 한 장의 수채화로 알고 오래도록 보았다 짧아지는 일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