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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었거나 휘었거나 - 경주 삼릉숲 이희정 곡선을 그리려 부는 대로 흔들렸나 돌아서는 나무는 선 채로 바람이 되고 안개가 휘어진 능선은 시리도록 흐린데 어디론가 달아나다 들켜버린 너처럼 벗겨진 말발굽에 발자국은 간 곳 없고 자주는 가끔이라는 부사...

양면테이프 이희정 오해는 마시고요, 속에는 오해가 아프지 마시고요, 속에는 통증이 붙였다 떼어낸 자리 살점이 찍혀 나온다 처음의 실망이 습관이 되는 것처럼 사포로 밀고 환부에 변명을 덧발라도 고쳐서 두 번 다시는 쓸 수 없는 언어가 있다 양면성...

■ 서울매일신문 2025년 2월 20일 목요일자 유진의 詩가 있는 풍경 감정 배출법 이희정 ​ 언제나 내놓는 법이 헷갈린다 말이지 분리 배출해야 하는 감정이지, 그렇지 아무렴, 잘 분류해야 해 섞이면 곤란하지 때로는 종이처럼 반듯하게 접어서 때로는 깡통...

봉별기逢別記* 이희정 가려진 항목 안에 팔로우가 많았다 몇이냐고 물으니 그저 다년생이라고 더러는 따습기도 하고 더러는 추웠다고 토분이 까다로워 머물기 힘들었던 함부로 청할 수도 접을 수도 없는 마음 언제나 금일이면 족했고, 내일은 미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