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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 볼 수가 없 을 것이다. 모든 업무는 점포에서 고용한 점원들이 처리하기 때문이 었다. 그는 엄희채를 향해 나직이 말했다. "차후 언쟁을 막기 위해서라도 서류를 간직하는 게 좋을 거야." 아무런 근거를 남기지 않은 채 구두로 천락무예단의 운영권을...

함인지 하얀 색의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있다. 폭이 거의 이십여 장 정도의 원형으로 되어있고 관중석보다 일장 정도 아래쪽에 위치시켜 안전사고를 대비하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었다. 지금 서 있는 곳이 자신들의 무덤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가...

척해 줄 테니.” 대출이는 그 자리에서 고쳐 쓴 편지를 접어서 내게 주었다. 나는 그 고친 글도 읽어보았다. 요일만 바꿔버렸다. 이건 순 사기꾼이었다. 누나가 편지에 쓴 만남의 장소는 뒷산 ‘복 준 물’ 샘터였다. 나는 학교를 땡땡이치고 누나를 멀리...

침이 하얀 거품이 되어, 입가에 허연 가루로 묻을 때까지 즐거워했다. 14 모두 다 그런 건 아니었다. 몇몇은 전등을 끄고 있을 생각을 하면 두렵다고 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방에 오도카니 있으면 답답할 텐데, 어떻게 견딜까 염려했다. 나도 무섭고...

초컬릿을 줄 거야. 처음이었다. 아리나의 텅 빈 눈동자가 무언가로 가득 차 보인 건. 짙은 갈색 눈동자 안에 비친 건 다름 아닌 알록달록한 초컬릿들이었다. 몇 명의 호기심 넘치는 남자 아이들이 먼저 손을 들고 도전했다. 그리고 초컬릿을 받아갔다. 그...

디만 볼 수 있는 것이었다. 디는 그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밖에서 신발을 벗지 않았다. 빨리 도착했네? 어, 늦을까 봐 일찍 왔어. 디는 친구들과 합류해 카페로 가 음료를 시켰다. 두 시간 뒤 저녁을 먹기로 했기 때문에 배가 부를 것 같아 디저트는...

감각이 입안에 아렸다. 두어 번 가래를 모으듯 피를 머금고는 이내 바닥에 뱉었다. 바닥은 검게 그을려 불타있는 기색이 역력했다. 소년은 크게 심호흡을 여러 번 하고는 방안을 둘러보았다. 장롱이 있어야 할 자리엔 불탄 흔적만이 아슴푸레 엿보였다...

가르쳐 줄 스승을 만나지 못한 채 지나치게 독서와 사색에만 몰두하다가 이렇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 퇴계는 태어난 지 일곱 달만에 부친을 여의고 어머니 춘천 박씨의 가르침을 받고 자라났다. 여섯 살 무렵에 이웃 노인에게 [천자문(千字文)]을 배우고...

사람들을 볼 때마다 소스라치게 놀랐을 뱀, 바위, 나무, 하늘 지상 모든 생명들 무 생명들 함민복 시집 <말랑말랑한 힘>(시인세계 시인선) 1962년 충북 중원군 노은면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4년 근무했다. 적성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