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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깊고 깊은 어머니의 마음, 그 샘에 두레박을 풍덩, 떨어뜨리면 오래된 기억들이 물살처럼 뛰어 오를 것이다. 고추밭 연가는 교감으로 듣는 노래다. 인사치레의 위무나 지레짐작의 섣부른 판단은 생크림처럼 옅은 맛만 낼 뿐이다. 잘 익은 고추...

풀에서 오히려 강한 기상을 본다. 어느 시절의 자화상을 다시 마주하는 것이다. -------------------------- 장미숙 2015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순수필 문학상 등을 받았다. 수필집으로 『고추밭 연가』, 『의자, 이야기를 품다』가 있다...

애둘러 표현되지 않는다. 땀과 거친 숨이 새로운 생명으로 이어지고 내일을 만들어간다. 서로의 재능과 수고가 핏불처럼 얽혀 돌아가는 곳, 나는 오늘도 현장에 서 있다. 장미숙｜《에세이문학》 등단 수필집《고추밭 연가》 《의자, 이야기를 품다...

고추밭 연가 / 장미숙 어머니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푸른빛이 곰비임비 몰려오더니 어머니의 꽃무늬 모자를 안고 가벼렸다. 어머니를 숨긴 푸른빛이 내 주위에도 낭창거린다. 어머니가 사라짐과 동시에 수런대던 바람 소리도 잦아들었다. 어머니를 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