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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풍의 언덕 / 정진희 (1974) 2024.10.1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미풍의 언덕 / 정진희♣ 바람에 내 마음을 실어 그리운 남쪽바다 위에 갈매기 되어 날아갈까 구름 되어 날아갈까요 정다워라 산들바람 정다워라 산들바람 그리운 남쪽 하늘에 봄이 다시 오면 날아갈까요 산들바람 부는 남쪽 고향으로 바람에 내 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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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체꽃* / 정진희 2024.10.1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시체꽃* 정진희 금단의 열매를 맛보는 게 아니었어 아가미가 동굴 같은 두 개의 푸른 탯줄 산더미 서넛의 부피로 남자를 덮쳤거든 말라붙은 사랑조차 몸에 익은 욕된 날 거미줄 친 음부 속이 부글부글 끓더니 그늘을 잉태한 옆구리로 뱀의 혀가 돋은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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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청 / 정진희 2024.10.13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대청 정진희 바람과의 교접은 돌을 깨는 일이라 광활한 하반을 벗어날 수 없어서 사방이 그 동서남북이 뭉턱 뭉턱 쏟아질 때 닫힌 듯 열린 공간 안일까 밖일까 단추를 죄 풀어 잡은 것을 놓아주면 비릿한 날것의 신음들 초파리떼로 달려든 곳 든 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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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정진희 2024.09.07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낙엽 정진희 느리게 뛰던 맥이 끊어지고 있었다 낮과 밤의 중간쯤 참숯 같은 노을이 고생대 퇴적층을 지나 느릿느릿 질 때였다 그가 내게 오기 전 등졌던 여자가 밑바닥 훤히 보이는 남은 몸을 받은 것은 삼엽충 등껍질보다 질기고 긴 밤이었다 자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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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의 사과*/ 정진희 시인 2024.09.25해당카페글 미리보기
내 안의 짐승을 깨우는 밤이었다 화농을 파내고 채워 넣은 진저리 며칠을 비루먹은 듯 정절을 잃은 듯 그 밤의 살점을 물고 흔든 송곳니에 심장과 양쪽 폐가 녹아내릴 때까지 뼈들이 어긋나는 소리 붉고도 뜨거웠다 발끝에서 시작된 불완전한 용솟음 괴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