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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정호승 나는 왜 아침 출근길에 구두에 질펀하게 오줌을 싸놓은 강아지도 한 마리 용서하지 못하는가 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 구두를 신는 순간 새로 갈아 신은 양말에 축축하게 강아지의 오줌이 스며들 때 나는 왜...

별똥별이 떨어지는 순간에 내가 너를 생각하는 줄 넌 모르지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는 순간에 내가 너의 눈물을 생각하는 줄 넌 모르지 내가 너의 눈물이 되어 떨어지는 줄 넌 모르지 - 정호승 시집 수선화에게

올해도 저에게 상처 준 자들을 용서하게 해주세요 용서할 수 없어도 미워하지는 않게 해주세요 그렇지만 용서할 수 없을 정도로 상처받지 않게 해주소서 무엇보다 저 자신을 용서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 - 정호승 시집 <슬픔이 택배로 왔다> 2022 창비

내 속에 것들을 꺼내놓으니 정호승작가가 써 놓은 시집이 나의 세포를 건드린다. 이런일 저런일.. 다 쏟아내듯 내 글들이 비처럼 내리고 갠뒤 마음이 후련한 글들을 바라본다.

한다 비는 그치고 고속도로는 안개에 싸인다 낡은 트럭이 푸성귀 몇 점을 떨어뜨리고 달아난다 ===[정호승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열림원]=== 오늘은 시집을 열었더니 슬픈 시가 보였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눈으로 시를 따라갔습니다. 결국엔 눈물이...

수 있다 남은 발자국들끼리 서로 팔짱을 끼고 걸어가는 것을 보면 남은 발자국들끼리 서로 뜨겁게 한 몸을 이루다가 녹아버리는 것을 보면 눈길에 난 발자국만 보아도 서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정호승 시집-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열림원]===

점자시집을 읽는 밤 정호승 늙은 어머니의 잠든 얼굴 곁에서 더듬더듬 점자시집을 읽는 밤 두 주먹을 불끈 쥐고 분노하기보다는 눈물로 기도하는 사람이 되기 위하여 점자시집을 읽으며 잠 못 드는 밤 별들이 내려와 환하게 손가락으로 시집을 읽는다 시들...

순간이었다 수평선으로 난 오솔길 여기저기 무더기로 피어난 해당화 그 붉은 꽃잎들의 눈물이었다 - 정호승 시집 <수선화에게> 2015 ㅡㅡㅡㅡ정호승ㅡㅡㅡㅡ 1950년 경남 하동 출생. 1972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시, 1973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시...

당신을 속이는 일이 나를 속이는 일인 줄도 모르고 내 일생은 당신을 속이는 일로 무척 바빴네 오늘도 찻잔을 들고 고요히 먼 산을 찾아가 산새의 마음도 담지 못하고 찻잔을 깨뜨리고 돌아서 우네 정호승 시집, 『슬픔이 택배로 왔다』, 창비,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