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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우 여성회장님이 무릎을 다치셔서 몇일째 고생하고 있어서 조금숙권사님과 다녀왔습니다. 쾌차하시길 기도하겠습니다.

안녕, 할로윈데이 조금숙 가면들로 넘쳐났지 축제로 들뜬 거리 골목도 중심 잃어 바닥이 빙글 돌았지 직립은 포기한 채로 목이 꺾여버렸어 미끄러진 달 사이로 드러난 표정들 모서리로 밀려나 정제된 침묵들은 고립된 섬이 되어서 짙은 정물 되었지 캄캄한...

플라스틱 비닐 조금숙 잘게 쪼갠 쓰레기로 목마른 달 피워올린 파란 지구 한끝 지점 하치장이 보인다 가난한 얼굴에 고인 얼룩은 매캐하고 가마터 군불로 두부 공장 땔감으로 그을린 하루 지나가는 통로 끝에 서면 농담이 짙어진 낮달 시나브로 갉아먹는...

화이트 아웃 / 조금숙 하늘 한 귀퉁이 강렬한 햇살이 이력서 두께만큼 수직으로 쏟아져 세상에 각을 세우다 눈이 먼 하루 혼돈의 청춘에게 절룩이는 좌표는 사막에 무릎 꿇은 낙타와도 같아서 한 발은 늘 달구어져 출발선에 선다 안녕, 할로윈데이...

연료가 된 사람들 조금숙 복층의 온도는 땀으로 흘러내리고 컨베이어 물품은 쉼 없이 돌아가서 속도를 견디지 못해 쓰르륵 쓰러지는 빠르게 더 빠르게 선분의 지점에서 로봇처럼 움직이는 사람들로 가득해 질서를 가장한 억압 연료가 된 사람들 모두가...

햇살에 눈을 찡긋거리다/ 조금숙 눈물이 흘러내렸어 초라한 내가 보여 전단지 넣어둔 일 죄가 될지 몰랐어 한 계단 올라갈 때마다 바닥이 깊어져 미용실 가위를 흔들면서 화를 냈어 어디로든 내달려서 나를 숨기고 싶어 왼쪽은 환하고 진해 더없이 무기력...

어떤 근황 조금숙 보슬비에 젖은 시간 누구를 그리는가 유리창에 기댄 우울 때로는 익숙한 듯 간간히 운을 띄우는 무채색 그 목소리 미증유의 시간들에 사라지고 살아지는 탄식처럼 깊어진 단편 같은 일상들 가만히 귀 기울이는 그대도 잘 있는가 - 조금숙...

유리의 나날들 / 조금숙 소소한 일상들이 유리된 나날들 모래알처럼 제각각 흩어진 사람들은 소리를 내지 않고도 사는 법 배웠다 아득한 일들에 비밀은 많아지고 출처 없는 해석이 날개 돋듯 달리는 꿈꾸지 못하는 내일 출구가 없다 다 헐은 입술로도 위로...

새, 소년 외 1편 조금숙 새장이 흔들렸다 키이우가 흔들렸다 불안을 잠재우려 밤새도록 달렸다 몇 밤을 건너고서야 저 달에 닿을까 골목에 흥건히 떨어지는 꽃잎처럼 느닷없이 날아드는 공습을 피하다가 걸음을 멈출 수 없어 발목으로 뛰어가는 모든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