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조락(殂落) 하루 한 알 먹는 약 통이 이렇게 빨리 비워질 줄 몰랐다 한 달에 한 번 찢어야 하는 달력을 한꺼번에 몇 장을 찢어야 하는 날 그동안 정신을 어디다 뒀을까 사는 게 뭔지 몇 번 낙엽을 쓸었을 뿐인데 머리엔 어느새 흰 눈이 가득하네.

조락낙엽(凋落落葉) 昨夜氣溫零三度작야기온영삼도 道邊杏葉瀟灑落도변행엽소쇄락 行人踏去黃錦路행인답거황금로 擧首看天裸木泣거수간천나목읍 <和翁> 어제밤 기온이 영하 삼도이더니 도로변에 은행나무잎이 우수수 다 떨어지네. 행인은 황금 비단길을...

중추절(仲秋節) 앞두고 새벽 공기가 서늘하구나 시들고 떨어지는 것을 조락(凋落)이라 했던가. 서리가 내리고 추워지면 만물(萬物)이 시들어서 땅에 떨어진다. 사람도 생물(生物)이라 이와 다를바 없이 똑같다. 얼굴에 검버섯 피어나듯 초목(草木)의 푸른...

조락 바스락 바스락! 발 밑에서 소리가 일어난다. 가을이 만드는 소리이다. 나무에서 여름을 즐기던 나뭇잎들이 하나둘 엷은 바람에도 놀라 몸을 떨고는 낙하를 시작한다. 나도 너울너울 춤을 추며, 향기를 식히며 아래로 아래로 뉴턴의 이론으로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