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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는 집 차경아 나무 한 그루 심으면 땅이 살아나고 풍경마저 옷을 입듯 골목과 마을 산과 들 모든 것이 살아나지요 흙벽도 나무 기둥도 창호지도 숨을 쉬는 외갓집은 지은 게 아니라 꼭꼭 심은 거래요 《동시빵가게 41호》

불량배가 왔다 클 때는 그런 배가 아니었다는데 멍들고 찍히고 살 떨어져 집으로 왔다 택배 상자에서 꿀물 뚝뚝 흘리면서 나온다 명당 소 등에 붙은 쇠파리 이리 철썩 저리 철썩 아무리 꼬리를 휘둘러도 꼼짝 않는다 자리만 잘 잡으면 무사할 수 있다 송이...

-동시빵가게 41호

햇살 탐정 어둠을 틈 타 거실 구석과 소파에 숨어있던 과자 부스러기 머리카락 먼지 …… 아침이 되자 햇살 탐정이 창문을 뚫고 들어와 모두 찾아낸다 윙윙~ 청소기 경찰관이 와서 모두 체포해간다 ㅡ『동시발전소』(2020, 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