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이 첫눈 위에 오줌을 눈 자는 대체 누구인가 ? (기가쿠) ​ * 이 눈 내린 들판에서 죽는다면 나 역시 눈부처가 되리... (초수이) *저세상이 나를 받아들일 줄 미처 몰랐네... 하진(죽음을 맞이하며) * 내 것이라고 생각하면 우산 위의 눈도 가볍게 느껴지네...

시모음 36) 11월 말일에 /박인걸 샛노란 은행잎과 새빨갛게 빛나던 단풍잎이 며칠 사이에 곤두박질치고 살 발라 먹은 고깃뼈처럼 앙상한 가지만 찬 바람에 몸서리친다. 그 푸르던 칠엽수 마로니에 잎과 큼직한 오동나무 잎 뚝뚝 떨어지니 황혼길에 접어든...

첫눈 / 서지희 신기함에 첫눈을 챙겨보던 사람들 뛰쳐나와 첫눈 속을 걸어보던 사람들 첫눈이 아닌 약속을 기다리던 사람들 사람들, 쌓여가는 눈을 처음 본 겁이 없던 사람들 두 번 다시 이 겨울을 좋아하지 않으리 첫눈 / 강은교 첫눈이 내린다 흙에...

해마다 첫눈으로 내리고 새벽보다 깊은 새벽 섬기슭에 앉아 오늘도 그대를 사랑하는 일보다 기다리는 일이 더 행복하였습니다. ㅡ 수선화에게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시모음 2) 가을이 돌아온다. /운봉 한인수 푸르렀던 산천초목은 말복을 뒤로한 채 조석으로 쌀쌀한 날씨를 쓸쓸히 보내는 가을이 온다. 겨울준비에 여념이 없는 열매는 토실토실 영글고 한 입 두 입 물줄기가 마르니 붉은 입들은 바람에 날리게 꾸나 모든...

관한 시모음 21) 해바라기의 꿈 /김덕성 빛나는 햇살이 너무 고와서인가 아니면 부끄러워서인가 원을 그린 불타는 사랑 가슴을 열고 수문장처럼 종일 서서 자리 지키는 너 그리도 닮고 싶은가 동그랗게 꽃잎처럼 예쁘게 벼슬을 달고 뙤약볕에 묶인 노오란...

파도를 일으키며 가뭇없이 사라져도 되겠네 먼바다로 첫눈 맞으러 가도 되겠네 [ 이정록 시인 약력 ] * 1964년 충청도 홍성 출생...사범대학 한문학, 고려대 대학원 문학전. * 1989년 대전일보에 시 <농부일기>와 199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穴居時代...

첫눈에 관한 시모음 22) 첫눈은 신파조로 온다 /홍해리(洪海里) 드디어 그대가 오고 신파조로 첫사랑 순정으로 처음 그대를 맞는 떨리는 눈빛 속살빛 바람 무슨 명사가 필요하랴 아니, 감탄사가 필요하랴 설레이는 부끄러움 촉촉한 입술 사이 번개가 치고...

숲 저무는 가을 바다에 외로운 조각배 초겨울 빈 언덕에 홀로 일어설 수 없는 나무 한 그루에 초연히 쓰다듬는 달빛 같은 마음속 첫눈입니다 코끝까지 저미는 외로움으로 알 수 없는 노래 한 소절 구슬피 울어대는 흥덕사 추녀 밑 산새 한 마리 내리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