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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을 쓰는 동안 밤은 얼마나 정밀하게 깊어갔을지, 키 큰 나뭇가지와 정 원의 풀덤불 속에 몸을 숨긴 곤충들이 자기의 존재를 알리느라 어떤 소리를 냈을지, 서연은 느껴보고 살었다. 그러나 서연의 머릿속은 회반죽을 개어 이긴 무덤 내벽처럼 굳어...

베일을 쓰는 말씀이 나온다. 창세기 24장 64~65절을 통해 “리브가가 눈을 들어 이삭을 바라보고 낙타에서 내려 종에게 말하되 들에서 배회하다가 우리에게로 마주 오는 자가 누구냐? 종이 이르되 이는 내 주인이니이다. 리브가가 너울을 가지고 자기의...

말하고 쓰는 능력 등을 가르치면서 최초로 인문학(Humanit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중세시대에는 이탈리아의 시인이자 인문주의의 선구자인 「프란치스코 페트라르카」가 인문학을 인간연구(studia humanitas)의 학문으로 발전시켜 훗날 르네상스 시대...

애를 쓰는 그 그림자들은 바닷가의 게들이 모래 속에 스며들 듯 빈자리를 찾아 좌선에 들어간다. 일부러 불을 꺼버린 도장 안에는 창문으로 쏟아지는 별빛으로 언뜻 산골짜기 같은 침묵을 준다. 그믐인데다가 초여름 비까지 내려 더욱 절벽 같은 적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