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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한복판 차가 지나가고 오토바이 자전거 지나가고 수많은 발자국이 지나가는데 아슬아슬 용케도 목숨 부지 하셨다 살고 죽는 게 다 운명탓인가

토룡을 아시나요 이현정 빈모에 눈도 멀어 땅속 깊이 숨어버렸지 비갠 날 잠시나마 맞아보는 산들바람 단조한 심장이라고 설렘조차 없을까 흔하고 역겹다고 속까지 다 무딜까 전신의 마디마디 움직여야 살 수 있는 무진한 이 생활고를 욕하는 너는 알까...

토룡부인傳/ 반칠환 ‘며늘아, 눈을 가리니 부러운 것 없고, 귀를 막으니 두려움이 없고, 코를 낮추니 욕심이 없더라 손을 버리니 사치가 없고, 발을 버리니 조급함이 없고, 뼈를 버리니 골다공이 없더라 삐뚤어도 한 일자로 살아왔다 바닥을 하늘로...

토룡 주인희 하얀 수건을 두른 길쭉한 청년 멋쩍은 너털웃음으로 인사하며 구불구불 땅을 갈고 꼬불꼬불 밭을 갈아 비탈진 조그만 흙더미 할머니의 할머니 때부터 가꾸던 작은 그의 텃밭에서 맨들맨들 머리로 쟁기질하고 군데군데 거친 흙 거름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