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들머리부터 에움길 1.6km를 편안하게 걷다가 칠불능선탕방로 입구를 통과하면서 울창한 원시림같은 분위기 속에 계속되는 계곡물 소리와 초록색 이끼가 덮힌 바위와 나무들이 어울어진 숲이 마치 태고의 느낌마저 든다. 삼거리 안부 300m 전까지 가파른...

걸어본다 무거웠던 마음 가벼워지고 지나온 삶 되돌아본다 에움길 따라 묵상에 젖어 손잡고 걷는 노부부의 금술, 길섶 자귀나무...핀 어머니 길게 목 늘인 가녀린 꽃대 실바람에 간당간당 흔들린다 팔공산 오목한 산촌 마을 김녕 김씨, 경주 최씨 집성촌...

소백산, 팔공산, 가지산 이름만 들어도 웅장함이 절로 드는 산이 강을 따라 하구에 와 있다. 흙이나 모래 로 긴 여행을 왔다. 여기서 모든 산이 만나 하나가 된다. 그렇다. 여기 삼각주 충적평야와 모래섬은 산이 고향이다. 본디의 그곳을 그리워하고...

웅웅거렸던 팔공산 자락을 내려와 산사에서 빈손으로 점심공양을 얻어먹던 따뜻함이 뭉텅 배어있는 곳이었다. 아슴아슴한 그 시절이 지금도 당장 그림이 되는 곳이다. 그 둥지가 세상의 힘에 무력하게 무너져 깃털 몇 개만 나뒹굴 때도 순진하게 나는 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