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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복무 중에 미군 부대에서 양주를 가끔 맛볼 기회가 많았다. 그때 내가 어울렸던 미군이 좋아하는 술은 ‘진빔’이다. 위스키 종류인데 가격이 싸고 뒤끝이 개운하다. 발렌타인보다 10배 정도 싸다. 주말이나 휴일에 피엑스(PX 군부대 기지 안의 매점)나...

도라지위스키, 죤웨인, 케리쿠퍼, OK목장의 결투, 마릴린 몬로, 천상병, 정종, 민둥산, 식목일, 송도해수욕장, 흑맥주, 하이네켄, 계룡산 신도안, 정도령, 미키마우스, 재봉틀, 원족, 미그기, B29, 맘보, 차차차, 오팔팔, 기둥서방, 인간문화재, 이웅평...

I.) 위스키를 마시고 있는 판이다. “헬로.” 하며 들어서니까 놉보랑 떠버리랑 “웰컴, 웰컴.” 하며 잡아끌어다가 다짜고짜로 술병을 앵긴다. 이렇게 되면 이건 재미없다. 요전에 멋모르고 한 모금 마셨다가 목구녁이 칵칵 막혀 혼이 났었는데 또 이렇게...

뒤 위스키 뿐만 아니라 초콜릿과 분필처럼 생긴 고체 우유가 가득 들어찬 박스를 내려놓고 갔다. 그걸 어머니는 목판에 진열해놓고 팔았다. 그는 여간해서 술을 마시지 않았고 미군들이 놓고 간 책을 읽거나 가구를 만들거나 집 고치는 일, 즉 혼자서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