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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붓글씨는 할 수 있겠다 싶었다. “한자는 못 쓰고 한글은 조금 씁니다.” 토끼가 다급하면 끽끽 소리를 내듯, 나도 모르게 큰소리를 쳤다. “아무 글이나 한번 써보거라.” 할아버지는 머리맡에 있는 벼루와 붓을 내 앞으로 당겨 놓고 두루마리...

이해는 필수적이라고 봅니다. 외국인이 한글 서예를 배운다고 했을 때 우리가 최소한 어떤 것들을 기대할지 생각해 보면 답이 보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붓글씨를 쓸 때 아무런 말이나 쓰지 않듯이 캘리그래피도 좋은 말, 아름다운 글귀들을 씁니다. 그리고...

않는다. 한글을 독파한 아들은 5학년이 되어 지방을 직접 쓰겠다고 나섰다. 이장의 지방 대필에 은근히 자존심이 상해 있었던 때였다. 어머니도 미소로 인정하면서도 좀 미덥잖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첫 지방 쓰기는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체본을 보고...

펜글씨 교본 같은 주사체(主事體) 글씨 ▲노태우－복합적인 감정이 뒤섞인 비자금체(돈을 많이 훔친 걸 풍자한 듯) ▲김영삼－‘대도무문’(大道無門)이란 휘호를 많이 써서 대도무문체 왜 전두환과 김대중의 글씨체가 빠졌는지 모르겠다. 여기까지는 좋다...